track by Lady Gaga & Ariana Grande
고난은 비처럼 쏟아지나, 때로는 그저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초연해져야 하는 순간도 있다. 모두를 경악하게 했던 맨체스터 스타디움 폭탄 테러 3년이 되는 날, 아리아나 그란데는 레이디 가가의 손을 잡고 노래한다. 이미 준비되었으니, 나를 향해 쏟아지라고. 머라이어 캐리의 “Through the Rain”을 떠오르게 하는 가사이지만 발라드 대신 둘은 90년대 하우스 팝을 선택했다. 그리고 노래는 앞서 발매되었던 “Stupid Love”보다 훨씬 더 성공적으로 느껴진다. 우악스러움은 줄어들었고, 몸의 움직임을 자극하는 매력은 더 강해졌다. 특유의 과장된 영국식 억양이 다시 등장하나 절제된 사용 덕에 노래에 해를 끼치진 않고, 가사에 억지로 호소력을 더하려 하지 않으니 오히려 더 진실하게 다가온다.
Joanne의 여성 듀엣 트랙 “Hey Girl”이 플로렌스 웰치와의 보컬 경연 그 수준 이상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면 큰 발전이다. 우려한 것과 달리 아리아나 그란데와의 음색도 꽤 잘 맞아떨어진다. 2009년의 Telephone에서 비욘세와 이뤘던 케미스트리에 비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럭저럭 만족스러운 결과물이다. “Rain on me, me, me”하는 훅은 몇 번 듣다 보면 머릿속에서 재빨리 맴돌게 되고, 레이디 가가의 강렬한 “Rain, on, me” 이후 등장하는 드롭은 복고를 지향하나 낡기보다는 세련된 느낌이 더욱 강하다.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않았으나 사실은 우리에게 필요했던 듀엣이다. 이런 기운이라면, 발매까지 일주일만을 남긴 레이디 가가의 신보는 생각보다 안심하고 기다려도 될 것 같다.
(원 게시일: 20.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