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olence

song by Grimes & i_o

by 감귤

“기후변화는 fun하고 cool해야 한다. 당신도 sexy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일본의 정치인 고이즈미 신지로는 졸지에 인터넷에서 소위 “펀쿨섹”좌로 등극했다. 분명 웃긴 뉘앙스긴 하지만 그의 발언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젊은 층의 기후변화(를 비롯한 각종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마냥 진지한 접근보다는 가볍고 유쾌한 방식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라임즈도 이런 생각은 같았던 것 같다. DJ겸 프로듀서 i_o가 참여한 Violence는 여태까지의 그녀의 디스코그래피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댄스 플로어를 지향하는 곡이다. 그리고 그녀는 이 신나는 트랜스/신스 팝 비트 마치 로맨스처럼 느껴지는 파워 게임을 노래한다. 그 당사자는? 바로 지구와 인간이다.


코로나19가 올해 상반기 전 세계를 강타하고, 아직도 그 여파가 이어지는 작금의 상황 속에 이 노래는 처음 발매된 작년 9월보다 현재 훨씬 더 시의적절하게 들린다. 아마 내년까지도 곡은 바로 어제 나온 노래처럼 들릴 것이다. 한동안은 우리가 지구와의 관계에서 늘 갑처럼 행동했겠지만, 이제는 관계가 역전되었다. 사망자들이 대거 발생했고, 백신이 나온다 한들 질병의 종식은 한참 멀게 느껴진다. 그리고 아직도 제대로 사고하지 못하는 이들을 보면 이는 정말 지구의 역습처럼 느껴진다. 본래 차기작에 수록될 예정이었던 이 곡이, 팬데믹이 막 시작되었을 시점에 발매된 앨범의 첫 싱글이 된 것은 운명이었던 것도 같다. 이렇게 의도치 않게 획득한 시대정신이 무난한 곡을 섹시하게 만든다.


(원 게시일: 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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