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ll miss me when I'm not...

around / song by Grimes

by 감귤

묵직한 베이스가 이끄는 그루브가 강하게 치고 들어온다. 트랙리스트에서 바로 앞에 붙어있는 “My Name is Dark”처럼 요란한 누-메탈 느낌과는 다른, 깔끔한 록 프로덕션에 대중적인 팝 멜로디가 매력적인 결합을 이루는 트랙이다. 과장되지 않은 보컬뿐 아니라 퍼커션 비트도 꽤 심플한 편이고, 전개에 있어서 다이나믹함이 많이 적기에 물 흐르듯 지나가는 느낌도 든다. 그래도 곳곳에 들어간 “겟, 겟, 겟-” 거리는 이펙트와 친숙하게 귀에 꽂히는 멜로디 라인 덕에 노래는 나름의 존재감 또한 얻는다. 3분이 채 안 되는 짧은 트랙이지만, 너무 많은 것을 쑤셔 박은 느낌 없이 여유롭게 귀에 꽂히는 훅을 제공한다.


노래는 “자살의 악마”라는 테마를 가지고 만든 곡인데, 앨범의 다른 트랙들에 비하면 표현이 확실히 덜 추상적인 편이다. 각각 첫 번째와 두 번째 벌스의 맨 앞에서 등장하는 “어제 나 자신을 쐈어. 어떻게든 천국에 가겠지” / “오늘 나 자신을 또 다치게 했어. 어찌 되든 상관은 없어.” 하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그라임즈의 보컬은 가사에 감정을 잔뜩 실어 부르기보다는 무미건조하게 툭툭 내뱉고 있는데, 아쉽게도 같은 앨범에서 “Delete Forever”가 보여줬던 전달력과는 달리 다소 수박 겉 핥기 식으로 느껴진다. 아무래도 진지할 수밖에 없는 주제라 괜히 깊게 들어가기보다는 차라리 이렇게 다 체념하고 초연해 버린 느낌을 택한 것 같은데, 세심한 고찰은 부족하지만 그나마 간결하면서도 흡입력 있는 문장의 힘만은 생생하게 느껴지긴 한다.


(원 게시일: 20.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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