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seid

song by Grimes & 潘PAN

by 감귤

리버브를 가득 넣은 둔탁한 붐뱁 비트 위에 고스 팝의 공기가 감돌고 있다. 그라임즈의 전작 Art Angels에서 이미 한번 호흡을 맞춰 본 전적이 있는 대만의 래퍼 판이 참여한 트랙으로 앨범 내에서 가장 어두운 트랙 중 하나다. 첫 트랙 “So Heavy…”가 우리의 몸을 서서히 땅으로 잡아끄는 중력이라면, 이어지는 이 트랙은 마치 지옥 속으로 헤어나올 수 없이 빠져드는 기분을 들게 한다. 빠르게 쏟아지는 판의 중국어 랩이 마치 신경쇠약에 걸린 것처럼 과격하게 들리는 가운데, 종종 알 수 없는 가사로 노래하는 그라임즈의 청아한 보컬은 대조적으로 노래의 오싹한 분위기를 심화시킨다.


노래는 본래 그라임즈가 계획하던 릴 우지 버트와의 콜라보레이션 EP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는데, 링크로 보낸 비트가 다운로드도 되지 않은 채 무시당하자 그녀와 친분이 있는 판에게로 제안이 갔다고 한다.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톤 때문에 사실 판의 랩에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겠지만, 비트 자체는 나름대로 깔끔하다. 일단 계속해서 목 찢어지는 그라임즈의 비명으로 가득 찼던 “Scream”보다는 듣기 편하면서도 그로테스크함은 그 노래 못지않다. 중국어 가사의 내용은 판의 해석에 따르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녀의 친구에 대한 내용이라는데, “난 특별한 이가 아니라 그냥 살아남은 것뿐”이라는 문장이나 아웃트로에서 영어로 나오는 “너의 죽음은 내 몸의 영원한 고통이 되어 버렸어” 등에서 그 끔찍한 기억에 대한 그녀의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원 게시일: 2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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