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 by Carly Rae Jepsen
전작의 히트 공식을 재현하면서 새로운 방향성을 곁들인다는 것. 사실 어찌 보면 당연한 전략이다. 달콤한 멜로디와 풋풋한 가사에 80년대 팝을 연상시키는 신스 비트가 곁들여진 “I Really Like You”는 이론적으로는 틀릴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매니지먼트 팀이 주목한 그 “히트 공식”이 살짝 어긋나있었다는 점이다. 물론 당시 칼리 레이 젭슨의 이미지는 새로운 틴 팝 스타였지만, 핵심적인 “Call Me Maybe”의 히트 요인은 매혹적이면서도 간결한 훅이었다. 이미 그때도 실제 나이에 비해서는 너무 어린 노래였다는 지적이 있었으니, 그와 비슷한 콘셉트를 3년이 지나서도 유지한 이 곡은 기획부터 한계가 극명했던 곡이다.
곡에서 무려 67번이나 반복되는 “really”라는 단어는 지나치게 훅에 의존하는 휘발성 강한 팝의 이미지를 걷어낼 수 없었고, 결국 피크 39위라는 좋지 못한 싱글 차트 순위 끝에 노래는 칼리 레이 젭슨의 마지막 Hot 100 차트 진입 곡이 되어버렸다. 메가 히트 싱글의 가벼운 이미지에 안주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려 했던 아티스트의 비전을 이해하지 못한 채, 상업적인 성과만을 뒤쫓아 라디오 시장과 meme에 의한 바이럴 히트를 노리려던 레이블의 실책이었다. 물론 노래 자체는 몸을 어느새 흔들게 될 정도로 신나고, E•MO•TION 앨범의 트랙으로 보면 훌륭한 트랙이긴 하다. 하지만 다른 곡들을 제치고 첫 싱글이 된 것 치고는, 얕은수에 의존하지 않는 훌륭한 팝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칼리 레이 젭슨의 능력을 완전히 드러내는 데 실패한 선택이었다.
(원 게시일: 20.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