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 by Carly Rae Jepsen
통통 튀는 비트에 맞춰 칼리 레이 젭슨은 본인을 저버리고 떠난 연인을 장난스레 약 올린다. 자신은 그저 벽에 그려진 꽃 같은 존재가 아니며, 생생히 그대의 머릿속에서 날뛸 테니 당신의 그 판타지 속에서 나를 꿈꾸라고 마치 그들이 헤어지지 않았다면 지금은 어땠을까 하는 그런 상상 속에서 말이다. 흔히 늘 달콤하고 행복한 로맨스 소설 같은 가사의 화자로 인식되었던 칼리 레이 젭슨에게는 나름 독특하다면 독특하다 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자신의 세계 속에 그녀는 능숙한 솜씨로 이별과 그 후의 이야기마저 쌉싸름함 없이 달콤하게 품어낸다.
노래 단독으로는 상대적으로 약한 감이 있긴 하다. 하지만 감동적이면서도 따스한 “Run Away with Me”와 발랄하기 그지없는 “I Really Like You” 사이의 적절한 연결 지점이 되어주는 덕에 앨범에서 조금 더 빛을 발한다. 약간 찢어지는 것처럼 들리는 후렴의 보컬 믹싱이 걸리는 지점이 분명 있긴 하나, 간결한 트로피컬 스타일 비트와 그 위에 얹어지는 청명한 칼리 레이 젭슨의 음색의 궁합이 이뤄내는 매력적인 그루브에 이런 사소한 단점은 충분히 가려진다. 음반의 타이틀 트랙이라는 점에서는 E•MO•TION을 관통하는 정서인 짝사랑이나 서로가 서로와 연결되는 로맨스를 따르지 않는 것이 아쉬운 면도 있지만, 오히려 그런 전형적인 서사에서 탈피한 것을 흥미롭게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원 게시일: 20.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