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 by Carly Rae Jepsen
파르르 떨려오는 심장의 박동 소리를 닮은 비트 위에 속삭이는 듯한 칼리 레이 젭슨의 보컬이 얹어진다. 80년대 팝의 정수를 흡수한 앨범에서 살짝 이질적인 트랙 중 하나인 “Warm Blood”는 E•MO•TION의 특징 중 하나인 인디 뮤지션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대표하는 곡이기도 하다. 밴드 뱀파이어 위켄드의 (지금은 탈퇴한) 멤버 로스탐 바트망글리가 작곡가로 참여해 프로듀싱까지 맡은 이 트랙에서는 바람 앞에 흩날리는 작은 불꽃처럼 위태로운 감성이 돋보인다. 하지만 그녀의 불안은 이별에 대한 것이 아니다. 연인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다 털어놓을 것 같은 조바심이 자아내는 불안감이다.
지닌 비밀이 많지만, 연인 앞에서 그것들은 비밀이 아니게 되어버린다. 그의 사랑으로 인해 따뜻해진 피는 몸을 녹이고, 혀를 녹이고, 또 심장을 녹여 마음속 깊은 이야기들을 술술 내뱉게 만들어 버린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더는 자신을 제어할 수가 없다. 누구라도 살면서 한 번 정도는 경험해 보았을 이런 소재를 함축하는, 제목의 “따뜻한 피”라는 단어는 처음에는 무슨 의미인가 싶다가도 가사를 한줄 한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적절하기 그지없는 표현임을 알 수 있다. 노래도 마찬가지다. 처음 들었을 때 단번에 귀를 사로잡는 직관적인 노래는 아닐 수 있어도, 투박해 보이는 첫인상을 뚫고 한번 그 매력을 알게 되면 특유의 몽환적인 인디 팝 분위기에 깊게 빠져들 수밖에 없다.
(원 게시일: 20.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