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 by Carly Rae Jepsen
고등학교 시절 야자가 끝나고 집에 가는 통학 버스 안에서 홀로 이 노래를 들으면서, 이런 상황에 대한 실제 경험 없이 쓰지는 못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유독 가사 전달력이 뛰어난 “Your Type”은 들을 때마다 마음 한구석을 울린다. “너에게 난 그저 친구란 걸 알아. 널 절대 “내 거”라고 부를 수는 없겠지.” 같은 절절한 구절은 물론이고, 혼란스러운 심경을 나타내듯 “널 사랑해, 미안. 미안해, 널 사랑해. 이런 말을 하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라고 부르는 가사는 몇 년이 지나도 여전히 마음에 와닿는다. 지금의 사랑보다는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애매한 관계를 깨고 싶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마음을 겉으로 꺼내게 되는 이 디테일에 어찌 공감할 수 없을까.
간단한 리듬에 프로덕션이 화려하진 않지만, 가사가 만들어내는 깊은 울림 만으로도 이 트랙은 E•MO•TION 앨범의 키 트랙 중 하나가 된다. 슬며시 볼을 타고 내려오는 눈물을 훔치면서 부르는 것 같은 칼리 레이 젭슨의 보컬의 호소력도 짙다. 자신을 받아주지 않을 것을 알지만, 짝사랑하는 상대를 그저 보기 위해서는 스스로 세운 규율도 깨고 그를 위해 시간을 내보겠다는 그녀의 간절함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임을 알지만 한 걸음이라도 더 다가가고자 하는 마음은 막을 수가 없다. 많은 이들이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행복하다는 조언을 날리는 시대지만, 삶에는 그렇게 이성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순간도 있다. 노래는 그런 비참함이 담겨 있어서 더 아름답다.
(원 게시일: 20.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