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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귤 Oct 13. 2021

Boy Problems

song by Carly Rae Jepsen

팝이라는 장르의 주 테마는 누가 뭐라 해도 연애사다. 그리고 “Boy Problems”는 제목처럼 이 클리셰를 그대로 건드린다. 인트로에서 지친 톤으로 “잘 들어. 남거나, 떠나거나 둘 중 하나만 해. 하지만 난 네 얘기 더는 못 들어 주겠어”라고 말하는 시아의 나레이션과 함께 시작하는 노래에서, 칼리 레이 젭슨은 산뜻하고 가벼운 80년대의 훵키한 디스코 비트 위에 골치 아픈 남자 문제를 늘어놓는다. 자신의 속만 썩이는 애인과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친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푸념하는 가사가 더하는 유쾌함이 노래를 귀엽게 만들어준다. 앙증맞은 음색과 “Boy trouble, we got double” 하는 식의 후렴의 라임 또한 중독적이다.


그리고 가사에 담긴 약간의 메타적인 성격은 노래를 더 재밌게 만들어주는 요인이 된다. “겉에서 보면 (이런 남자 문제가) 어떻게 보일지 알아.” 이는 친구라는 외부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자신의 답답한 연애 문제를 노래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런 연애 토픽이 현실의 이야기가 아닌 음악이기에 가볍게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로 이렇게 연애 상담을 해달라는 친구가 있으면 귀찮겠지만, 이건 그저 노래 가사일 뿐이기에 즐길 수 있다. 어쨌든, 그래서 칼리 레이 젭슨의 결정은? 그녀는 다행히도 애인과 이별 하기로 결정 내리고 친구를 선택한다. 그리고 더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녀에게는 이것 말고도 더 심각한 문제가 많으니까. 현실이라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음악 속에서는 가능한, 쿨한 결말이다.


(원 게시일: 2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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