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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귤 Oct 13. 2021

Smile

song by Katy Perry

노래 자체로 큰 힘을 지닌 싱글은 아니다. 유출본의 깔끔하지 못한 믹싱은 정식 음원에서도 같고, 여기에 래퍼 Diddy의 피쳐링 마저 빠져버린 브릿지는 다소 심심한 감이 크다.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 Prism 앨범의 “This Is How We Do”의 하위호환 같기도 하다. 대부분이 후렴으로 이뤄진 구성도 그렇고 인터루드 트랙을 억지로 3분 가까이 늘린 느낌이 강하며, 분명히 캐치한 멜로디에 듣다 보면 몸을 살짝 들썩이게 만드는 신나는 비트지만, 20% 정도 부족한 감이 있다. 나쁜 곡이라 하기에는 뭣하지만, 그냥 나쁘지 않은 앨범 트랙 정도의 포지션에 가깝다.


그럼에도 케이티 페리가 이 곡을 굳이 싱글로 내세운 것은 아마 그녀에게 있어서 이 노래가 일종의 자기암시일 것이기 때문이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그녀는 상업적인 성과보다 삶의 행복을 즐기겠다며, 스스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발언을 종종 한 바 있다. 사실 정말 쿨하다면 굳이 나오지 않을 발언이겠고, 저런 말을 함으로써 케이티 페리는 본인이 아직 전작의 실패를 의식하고 있음을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다. 그렇기에 약간은 과할 정도의 긍정주의로 가득 채워진 “Smile”은 좀 서글퍼 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녀가 적극적으로 자신을 치유하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계속해서 말로 “미소짓는 나”를 내뱉는다면 그것이 곧 현실이 될 테니까.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거라는 말도 있잖나. 미래시제로 써진 듯한 이 노래의 가사를, 케이티 페리가 언젠가는 따라잡길 기원한다.


(원 게시일: 20.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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