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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귤 Oct 13. 2021

Can't Stop Now

song by Keane

싱글 컷된 곡들을 제외하면 의외로 앨범의 나머지 트랙들은 몽환적인 분위기가 자욱하면서 우울함의 무드가 많이 묻어나오는데, 이 노래는 유별나게 업 템포로 경쾌하다. “This Is the Last Time”이나 “Bend and Break”처럼 멜로디가 밝은 편이라 이 노래가 싱글이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작부터 강하게 내리치는 리처드 휴즈의 드럼은 앞부분에 연속적으로 이어지던 쳐지는 분위기를 순식간에 전환하고, 뒤이어 등장하는 달콤한 피아노 멜로디는 퀴퀴하고 어둡던 방에 쨍한 햇빛과 시원한 바람을 불어 넣어주는 기분이다. 시종일관 구슬프던 톰 채플린의 보컬에서도 밝은 에너지가 들린다.


노래를 쓴 팀 라이스 옥슬리의 코멘트에 따르면, 대략 기존의 의미 없이 보내던 나날을 청산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마음을 표현하고자 한 것 같다. 무슨 대가가 따르더라도 옛날처럼 가만히 서 있지 않고 어디로든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가사인데, 실제로 한껏 들뜬 멜로디나 비교적 빠른 속도감이 그런 감정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에는 자신이 정확히 무엇을 하려는지 아직 확신이 덜 선 상태를 보여주고자 했다는데, 쭉 열심히 달려가다 곡의 마지막 즈음에 살짝 느려지면서 마무리되는 구조가 이런 가사를 잘 반영하는 것 같다. 끝에서 울려 퍼지는 신디사이저 사운드는 뒷 트랙 “Sunshine”의 몽롱한 분위기와도 잘 이어지는 것 같고, 완급조절 면에서도 훌륭하다.


(원 게시일: 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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