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고민 털기
손에서 놓아야 하는 것을 꽉 잡아둔 채 매일 그 무게를 스스로 감당하고 있었다. 무엇이 문제인지 모른 채 그저 눈앞에 보이는 것이 문제라고 여긴 시간이 그 자리에서 소멸되고 또 소멸되었다.
글쓰기 도구에 관한 고민, 온라인, 오프라인 할 것 없이 둘 사이의 경계를 왕래하고 있었다. 손의 감각으로 펜을 잡고 타이핑 하는 것에서 백지의 공백이 하나씩 채워져 나갔다. 아니, 이리저리 떠돌고 있던 생각이 글로 옮겨지는 퍼포먼스를 보인 것.
무엇이 부족하냐며 큼직한 한 덩어리를 여러 개의 작은 덩어리로 잘라 내는 칼끝, 화려한 칼춤이 선보인다. 어떤 이유도 없이 잘려진 덩어리는 무존재적 억울함에 칼끝을 흘겨본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더니 자잘하게 새로운 몸을 만들어 낸 아메바 만이 생명을 연장한다.
유연한 불안정함이 고정된 안정함으로 일단 분리하고 보자는 손짓을 매번 반복하다 스스로 질러버린다. 꽉 잡고 있어 덩어리를 그 자리에서 잘라 내는 스스로의 만족감은 1초도 버티지 못했다. 에너지가 몸에서 빠져나갔으니 유지할 힘이 사라진 게다.
다시 찾으려 하는 여정은 자발적 고난이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