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기 - 세번째
아무것도 하지 않음의 불안이 밀려올 때, 스스로 무언가 해야 하는 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몸은 쉼을 원하는데 두뇌는 자꾸 일을 하라고 재촉인다. 어디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 스스로 중심을 잃고 무아지경에 이른다. 혼란에 빠져 아무것도 안한다. 머리속만 복잡할 뿐 몸은 움직이지 않는 신선한 모순이 내적인 분주함만 가득이다.
할일을 진행하면서 한순간 휴식을 취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무거운 백팩을 메고 장소 이동을 하다보니 육체적 피로가 왔다. 뭘하든 일정시간 쉬어줘야 한다. 그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두뇌의 생각 덩어리들이 여기저기 굴러다니며 어떻게든 글로 쓰라는 압박을 가한다. 몸은 하나인데 정신은 여러 육신을 원하는 정신적 피로함이 더해진다.
책방을 둘러보며 음악에 여유를 느낀다. 어떤 혼란에도 굴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평온함을 가지고 싶다. 맨정신으론 안될 것 같아 맥주의 힘을 빌렸다. 약 1시간 10분의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시간은 숫자일 뿐 그냥 가만히 있었던 것이 중요했다. 공간의 변화는 두뇌를 깨우는데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백팩의 무거움은 피할 수 없었다. 불필요한 다급함을 떨쳐내 하루가 교통정리 되듯 할일을 위한 아무것도 안함을 실천한다.
해가 지고 밤이 되었다. 감성의 집중력이 가동 될 시간이다. 아무것도 안하는 듯 두뇌를 속이며 글을 쓰고 주변을 둘러보며 공간을 감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