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 - 새벽의 시간

새벽의 첫번째 특성

by 삼삼

활동이 멈춘 고요한 시간.

모두가 잠든 때, 누군가는 새벽을 즐긴다.

할 일이 남아, 불면증에 시달려, 악상이 떠올리는 등등.

새벽의 이야기는 다양하다.

조용할수록, 아무의 간섭이 없을수록, 세상과의 교집합은 무너졌다.

여집합으로 내적 다양성만 존재한다.


해뜨기 직전의 어둠으로 누군가는 일찍 잠에서 깨어 출근 준비를 한다. 2시간 남짓한 거리. 출발 시간이 빠르다면 아스팔트 위 극심한 자가 배열을 모른 게다. 기계적 움직임에 회색빛이 감도는 거대한 건물 안의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아침이면 전장을 나서는 전우들로 1분의 시간이 금 한 조각과 같아진다.

평일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면 마법같은 러시아워가 시작된다

도로는 고요한데 마을버스 안의 전쟁은

각자가 설정한 목적지로 서로가 장병의 전우애를 보인다


아침의 시작 분주함의 알림

오늘도 시작이구나 시간은 생명이다.


차리리 새벽이 낫다고 잠과 출근을 맞바꾼다. 같은 듯 다른 하루가 끝나고 시작된 시간이 같아진다. 전우의 애환은 물리적 전쟁을 넘어 종이 한 장에도 그들의 생사가 갈린다. 고된 하루의 보상은 어디에 있는지 모른 채.

육체적 피로에 지쳐 정신의 힘으로 깨어있는 건, 하루의 활동이 멈추었을 때 비로소 마주할 수 있는 이상적 세계관 때문이다. 홀로 어둑한 밤하늘을 바라보며 쓰지 못한 고뇌를 백지에 담아낸다. 자신이 앉아 있는 주변에 이름을 붙여 호명할 때마다 그들도 잠에서 깨어난다. 낮에는 각자 맡은 일이 있었기에 자유로이 떠돌아 다닐 수 없었다. 펜 하나에 생명이 만들어졌다. 인사를 건낼 겨를 없이 요리조리 방안을 돌아다닌다.

새벽 내내 각성 상태로 잠이 안 온다. 과도한 알콜 흡수에 새벽의 어둠이 밝게 빛난다며 두뇌의 혼란이다. 잠깐이겠지 아니다 두뇌는 잠을 잊었다. 침대 위 굳어버린 육체만 있을 뿐이다.


뜬눈으로 침대에 누워 어떻게든 잠들어 본다. 눈을 감으면 정신이 일어나고 눈을 뜨면 육신이 힘이 없어진다. 정신은 계속 깨어 있는다. 피로의 해방을 외치는 시위를 벌었지만 실패. 각성과의 사투는 알콜의 소리없는 선공이다. 끝 모를 전쟁이 새벽 내내 진행된다. 멈출 줄 모르는 공격. 결국, 뜬눈의 새벽 기상을 한다.

내적 불안감이 나를 괴롭히고 있었던 걸까.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스스로 불안정한 상태를 이겨내지 못하는 듯 외부의 눈치를 보고 있다. 마음이 괜찮다며 새벽은 이를 놓치지 않고 민낯의 아픔을 드러낸다. 알콜의 보호막은 무의미했다. 감정의 에너지가 어둠을 건들었기에 가만히 있다고 모를 수 없었다.


밤낮이 바뀐 사람, 나는 그들이 이해되지 않지만, 그들만의 삶 방식을 존중한다.

예민함이 있어도 나를 벗어나지 않음이다. 타인을 위한 예민함이 아니다.

어둠을 즐긴다면 사람을 피해 오롯이 혼자만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거겠지.

시간의 흐름은 무의식 속에서만 존재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기에 자신에게 모든 걸 집중하기 때문이다.

어떤 느낌일까.

잠과 깨어있음을 맞바꿈. 종교같은 믿음인가.

그냥, 어둠이 좋아서 즐기는 재미인가.

눈꺼풀이 감기지 않는 몰입이 태양을 거부할 정도의 집요함이라 할 수 있나.

1분이 1시간 같은, 단 1초라도 허투루 쓸 수 없다. 소중하기에 새벽을 즐기는 거겠지.

잠들어 있는 무의식도 어쩌면 현실을 잊는 과정이라 하겠지.

뜨거운 날은 눈깜짝할 새 사라지고 추운날은 온기를 의지해도 사라지지 않는다.

새벽의 기운은 제각기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전 07화파란 7 - 냉랭한 다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