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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리 Oct 17. 2021

"50회 후 강해져서 돌아온다"...중드 속 성장서사

<장야>의 녕결은 어떻게 강자가 되었을까

 판타지물의 성장 서사라고 하면 언뜻 떠오르는 얼굴이 있습니다. ‘마이 프레셔스’를 외치던 골룸을 자신의 하인이자 친구로 만든 <반지의 제왕>의 히어로, 프로도죠. 별다른 능력이 없어 주변 영웅들 도움으로 겨우 겨우 목숨을 부지하던 프로도는 난관을 헤쳐가며 결국 악의 세력으로부터 절대반지를 지켜냅니다. 한 편당 러닝타임 3시간을 훌쩍 넘겨, 중간에 화장실을 안 가고 못 배기는 이 시리즈를 보고 나면 프로도는 3시간 전과는 다른 사람이 돼 있습니다. 시리즈가 모두 끝나는 12시간 후엔 프로도는 누구보다 강인한, 반지 원정대의 정신적 지주로 거듭납니다.


 적게는 30화, 많게는 90화까지도 이어지는 중드에서 주인공의 성장 서사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별 볼일 없던 주인공, 또는 일반인보다는 다소 능력이 있어도 학벌이나 집안이나 외모에서 어딘가 모자라 보이던 소년이나 소녀는 여러 시련과 시험을 거치면서 진정한 주인공의 위용을 갖춥니다. 물론 이들은 실력은 모자라도 인성만은 훌륭한 ‘될성부른 떡잎’이죠. 


 <장야1,2>의 주인공 녕결은 ‘파수호의 장작꾼’이라는 별명답게 뭔가를 ‘패는’데는 일가견이 있는 군인입니다. 아무렇게나 묶은 헝클어진 머리, 과연 빨아 입나 싶은 해진 옷을 입고 흙벽돌로 지은 집에 살지요. 다만, 아무리 권세 있네 하는 사람들을 만나도 주눅 들지 않는 그 반항적인 눈빛만은 형형하게 빛납니다. 


 녕결은 집도 절도 없는 고아지만, 고비고비마다 조력자를 만납니다. 원래 수행자가 될 수 없는 자질을 타고났지만 신체적인 한계를 극복하고요. 온전히 자기 힘만으로 자기 편을 만들고, 자신을 높이 사 준 사람들을 도와주며 함께 성장합니다. 결국 한 나라의 수도를 지키는 수문장 역할을 하게 됩니다. 

장야1의 주인공 녕결과 꼬맹이 상상. 둘은 혼란 속에서 살아남아 서로의 가족이 되어줍니다.(출처=채널차이나) 

 <장야>에서 녕결에 비견되는 성장 서사를 가진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녕결의 시녀이자 가족이자 베프인 상상이지요. 처음에 상상은 내세울 것 없는 꼬맹이처럼 보입니다. 녕결처럼 가족을 모두 잃었고 고향을 떠난 데다 녕결 만큼의 무공도 갖추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주위에서 녕결을 의심하고 시험할 때 상상은 한 치의 의심 없이 녕결을 믿어줍니다. 게다가 자신이 옳다고 믿는 일을 밀어붙이는 뚝심도 있지요. 회를 거듭 할수록 상상의 순수한 마음 자체가 일종의 능력이라는 점이 밝혀집니다. 그리고 이 능력은 그 진가를 알아보는 스승을 만나 발현되고요. 


 잠재력의 씨앗을 품었으나 지금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사람, 주위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 사람, 그리고 그를 한 단계씩 성장시키는 시련, 잠재력을 꽃으로 피울 수 있게 물을 주고 햇빛을 쬐어주는 조력자들. ‘대하드라마’급 중드에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하겠습니다.


 장야는 여기에 어마어마한 특수효과를 더해 보는 맛을 살립니다. 단순 와이어 액션이 식상하다고 생각한 분들이라면 장야 시청을 강력 추천합니다. 특히 초반 조소수와 힘을 합쳐 그야말로 ‘17대1’로 싸우는 장면은 보는 이가 그 골목에서 지켜보는 듯 생생합니다. 제작비는 약 827억원. 편당 13억원 이상씩 쏟아부은 셈이죠.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딥씨챌린지>로 유명한 존 브루노 감독과 할리우드 SF블록버스터 영화 <아바타>의 특수효과팀이 참여했다고 하네요.



이미지 출처

http://www.cntv.co.kr/files/attach/images/591403/404/591/a9d55412defc0c9a80629494f71d663d.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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