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노마드 10

재미있는 동이(東夷)어 이야기

교(敎)

가라쵸미     

교(敎)자의 갑골문을 보면 아이(子)가 엇갈린 획(爻,효) 앞에 앉아 있고 그 옆에 누군가가 막대기를 들고 있는(攴) 모양입니다. 爻자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육효(六爻: 역(易)의 괘(卦)를 이룬 가로획)’이라고 풀이해 놓았습니다. 고대에는 점을 친다는 것이 앞날을 예견하고 길흉화복을 알아보는 중요한 행위였죠. 그리고 아무나 점을 칠 수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선택받은 누군가나 특권층만이 가능했죠. 이는 후대 주역을 통해 보다 구체화 됐고 괘는 역법을 설명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요소였습니다. 요즘은 사귀다, 본받다, 가로 긋다 등으로 쓰이지만 고대에는 역법을 이해하는데 무척 중요한 수단이었고 이 괘를 사용할 줄 안다는 것 자체가 차별화된 신분임을 나타내는 것이었죠. 그런 역법을 가르치는 수단 효(爻). 이 효앞에 아이가 앉아있고 누군가 옆에서 막대기를 들고 독려하는 모습. 사극을 보면 서당에서 훈장님이 아이들에게 글을 읽혀놓고는 회초리를 들고 훈육하는 모습이 종종 등장하는데요. 이 교자의 갑골문이 딱 그 모습 같습니다. 그럼 어떤 발음이었는지 보겠습니다. 교(敎)자의 상고음은 kraːw. 기초음으로 재구하면 ‘가라’가 됩니다. 설명을 조금 덧붙이면 k의 앞선음은 g이고 뒤에오는 a의 영향으로 k와 g 사이의 앞선 모음 a는 탈락된 겁니다. 뒤의 w는 나중에 생긴 음입니다. 재구하면 gara가 본래음인거죠. 바로 ‘가라’입니다. 그럼 효(爻)자의 상고음도 살펴볼까요. ɢraːw입니다. 교자의 상고음보다 앞선 음이 나타나네요. 아무래도 문자 발생이 교자보다 앞서다보니 발음도 교자 상고음을 재구한 형태와 유사하게 나타나는군요. 역시 발음은 가라입니다. 교와 효 모두 가라네요. 참고로 ‘가르치다’는 중세국어 시기에 ‘ㄱ.ㄹ.치다’로 표기했었습니다. 후에 아래아 음이 변해 어두에서는 ㅏ, 뒤에오는 아래아는 ㅡ로 변해서 지금의 가르치다가 된거죠. 발음이 거의 변하지 않은 기초어의 생명력이 놀랍습니다. 相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