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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바 Oct 18. 2022

언어 노마드 9

재미있는 동이(東夷)어 이야기

동(東)

동해물과 백두산이~

동이다/동여매다     

정규 교육과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익히게 되는 애국가. 그 첫 소절은 동해물과로 시작하죠. 갑자기 웬 애국가? 하실 텐데요. 이번에 알아볼 글자가 바로 애국가 맨 처음에 등장하는 동(東)자이기 때문입니다. 익숙한 글자 동녘 東. 어려서부터 너무도 당연하게 자주 써 왔기 때문에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동쪽을 뜻하는 글자로만 인식했지 저 말이 본래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따져볼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갑골문을 살펴볼까요. 발견된 글자들이 하나같이 꾸러미 위아래를 동여매고 중간에 한두 개의 줄이 둘러져있는 모양입니다. 마치 아이들이 좋아하는 포장된 사탕 같습니다. 그럼 국어사전에서 동이다를 찾아보겠습니다. ‘끈이나 실 따위로 감거나 둘러 묶다.’ 어떤가요. 갑골문을 그대로 설명하고 있는 것 같지 않나요! ‘동’이 왜 동쪽을 뜻하는 글자로 쓰였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학설이 있고 이 자리의 논의 범위에서 벗어나므로 제쳐두더라도 물건을 야무지게 동여맨 형태를 뜻하는 우리말 동이다를 그대로 글자 모양에 담고 있습니다. ‘동여매다’도 찾아볼까요. ‘끈이나 새끼, 실 따위로 두르거나 감거나 하여 묶다.’ 동이다와 다르지 않군요. 

동(東)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신 우리겨레 말의 생명력은 애국가 가사처럼 장구한 것 같네요.相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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