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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픽로그 K Nov 09. 2021

범 내려온다! 호랑이의 A to Z

가볍게 읽는 한국 신화

범 내려온다(ว˙∇˙)ง 범이 내려온다(ว˙∇˙)ง 에하-! 오늘은 이날치밴드의 <범 내려온다>로 에픽레터의 문을 열어봤어. <범 내려온다>는 판소리 <수궁가> 속 자라가 호랑이를 처음 만나는 장면이라고 하지. 용궁에 살던 자라가 호랑이를 처음 봤을 때 그 생김새가 얼마나 신기했겠어. 호랑이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이야. 라떼는 말이야 비디오 틀면 호랑이가 나오고 그랬단 말이야~~~ 88 올림픽 마스코트가 호돌이었다 이거야~~~ 오늘은 K-초딩의 영원한 친구, 호랑이에 대해 알아보자.

<출처 : http://www.dealbada.com/bbs/board.php?bo_table=comm_free&wr_id=1840002>

호환마마보다 무섭다는 불량불법비디오. 이거 알면 20세기 사람


호랑이가 등장하는 이야기가 400편 이상!  

호랑이의 역사는 유구하다 무려 단군신화에도 등장하는 호랭님. 마스코트, 애니메이션, 괴담, 웹툰 등등 활용되는 장르도 다양하지. 옛이야기에도 호랑이는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단골손님이야. 옛이야기 자료집 <한국구비문학대계>에서 호랑이를 제목으로 하는 설화가 무려 400편이 넘을 정도지. 이렇게 많은 이야기에 담긴 한국인의 상상력이 궁금하지 않니?


상상력의 시작 : ‘동물의 왕’ 호랑이  

이야기가 많은 만큼 효자 호랑이, 잔인한 호랑이, 산신령 호랑이, 신사동 호랭이ㅎ 등등 모습도 다양해. 이 모든 상상력은 호랑이의 동물적 특징에서 시작해. 어릴 적에 동물원 가서 호랑이 본 적 있지? 근육 쩔지, 덩치 크지, 사냥 실력 출중하고 눈빛도 살벌하잖아. 이렇게 호랑이는 먹이 사슬 최최상위에 있는 포식자야. 인간 세계로 말하자면 절대 권력자인 셈이지.

<출처 : pxhere,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625818#home>

호랭님 앞에서 인간 따위는 한주먹거리


권력자의 두 얼굴 : 산신령과 짐승 

절대 권력자가 착하기만 하면 참 좋을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아. 권력자는 착하고 선할 수도, 잔인하고 포악할 수도 있지. 세종과 연산군을 생각해봐. 같은 임금인데 전혀 다르잖아. 호랑이도 마찬가지야. 선한 면이 부각 되면 이야기에 산왕(山王) 또는 산신령으로, 악한 면이 부각 되면 무엇이든 잡아먹는 포식자로 등장하는 거지. 여기에 탐욕, 사랑, 의리 등이 더해지면 이야기 속 다양한 호랑이의 모습 완성!

<출처 : 이문성 부천전통민화전승연구회 회장의 작품>

사람에서 호랑이가 된 남자도 있다  

K가 가장 좋아하는 호랑이 이야기는 <호랑이가 된 남편>이야. 효자가 어머니 드릴 약을 구하기 위해 호랑이로 변신하기 시작했는데, 반복되면서 점점 포악해지다가 결국 사람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포수의 총에 맞아 죽는다는 내용이지. 이야기가 아주 비극적이지? 영화나 드라마에서 처음에는 좋은 의도로 시작했다가 점점 망가지는 악당들이 생각나. 아무리 좋은 의도여도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는 법이지.

<출처 : 영화 신세계(2013)>

K는 <호랑이가 된 남편> 읽으면 영화 <신세계>가 생각나더라.  남편이 꼭 이자성(이정재) 같아.


이야기에서는 호랑이가 말도 하고 사람과 의형제도 맺지만 현실 속 호랑이는 달라. 호랑이는 항상 공포의 대상이었고 특히 사람들은 호랑이에게 잡아 먹힐까 두려워했어. 그 공포는 ‘창귀’라는 귀신을 만들어내고, 창귀를 막기 위해 <호탈굿>과 <호살량굿>이라는 굿도 생겨났지. 다음 주는 창귀를 막는 두 굿을 살펴볼게. 다음 주도 잊지 말고 에픽레터와 함께 해줘!


에픽창고 

임재해, <설화에 나타난 호랑이의 다중적 상징과 민중의 권력 인식>, 실천민속학연구 19, 실천민속학회,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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