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이불킥
세상에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한 여배우가 SNS에 글을 올렸다.
인생이 힘들어 벅찰 때도 있다고.
요즘 들어 내 인생은 왜 이렇게 힘들까, 왜 나만 열심히 살아야 하는 걸까라는 생각에 밤잠을 설치는데 그 글을 보고 ‘그래. 다들 이렇게 사는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래도 내가 훨씬 더 힘들다.’라는 유치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지금 나는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불쌍하고 힘들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세상에 나보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이 많다는 것, 사실 나도 안다.
어렵고 힘든 환경 속에서도 세상에 빛을 내는 발자취를 남긴 위인 같은 이들의 이야기를 안다. 나라면 모든 걸 포기했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도전해 성공에 이르는 영웅 같은 이들의 이야기도 안다.
그런 드라마 같은 현실 속 이상적인 사람들을 보다 보면 어쩌면 지금 내가 힘든 이유는 다 내가 잘못해서, 내가 못나서일지도 모른다.
나도 다 안다.
하지만 그냥 오늘은 너무 마음이 지치고 무기력해지다 보니 우울에 사로잡혀 있는 못난 내 모습을 보며,
훗날 행복해 죽겠다는 순간이 다시 찾아왔을 때 이 글을 다시 꺼내보기 위해.
오늘은 한없이 못나고 우울하고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이 글을 올려놓아야겠다.
2023.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