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이불킥 2
요즘 젊은 층의 무기력증이 사회문제라는 글을 봤다.
나도 그 젊은 층에 속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내가 지금 느끼는 이 증상이 무기력증 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없이 이불속으로만 숨고 싶다는 게 요즘 솔직한 내 심정이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하기 싫고, 미루고 미루다 자기 전 누워서 ‘아 이건 오늘 꼭 했어야 했는데, 난 왜 이렇게 게으를까?’라고 자책하고, ‘내일은 진짜 꼭 해야지!’ 다짐하지만 그 내일이 되면 또 어김없이 이불속으로 파묻히는 나라는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 그리고 이 굴레가 끝없이 반복되는 요즘.
아, 이게 무기력증인 건가?
아니면 그냥 게으른 자의 자기 위안인가?
모르겠다. 하지만 조금 위안되는 건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 요즘 어차피 인생은 혼자고 끝없는 고통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건 아닌가 보다.
결국 사람은 사람으로 위로받는다. 그게 설령 나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일지라도. 아니다. 어쩌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라 더 위로가 되는 걸지도 모른다. 주변 사람들이 다 나와 같다 느꼈다면 더 끝없는 무기력에 빠졌을 것이다. 그냥 어느 곳에 나 같은 문제를 지닌 사람들 몇이 살고 있다. 그러니 내가 완전 비정상은 아니구나. 그냥 이 사실 하나로 위로받는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이 글을 읽으며 나와 같다 느낀 사람들, 고개를 끄덕인 사람들, 입꼬리가 올라간 사람들.
다 같이 조금만 더 누워 있자. 자책하거나 불안할 필요 없다. 우린 어차피 내일 또 일어서야 하니까.
그러니까 지금은 그냥 누워 있을 시간이다!
2023.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