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의 미제

낙화

by 미쿠

만개한 꽃잎이 툭 ,투둑 떨어지니

발치엔 어느새 녹음이 내려앉아

잠시 온기를 품었으나,

거센 바람 이기지 못해,

결국 앙상한 뼈대만 남았네.

흐르는 고뇌 속에서는 허상감만 느껴지네

반복되는 세찬 물결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해

나는 또 자리에 앉았고,

그저 이 방에는 서늘한 적막에 둘러싸여

그렇게 나는 칼을 가는 대신 펜을 잡았네.

그러다 보니 커튼 사이로 한 줌의 빛이 들어오고

기어이 돋아나는 새살 같은 싹

부디 이번만은 간절히, 바랐으나

끝내 시들어버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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