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봄 어느 일요일, 몇 사람이 함께 묶여있는 카톡방에 친구가 자운영꽃 소식을 알려왔다.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자운영꽃밭에서 놀고 있다고. 그래서 한달음에 그곳으로 달려갔다. 묵은땅을 기름지게 하기 위해 심는 자운영, 그날 내가 만난 자운영은 제 운명을 사랑하는 꽃이었다. 그의 춤사위가 신명 나 보였다. 자신을 누군가에게 몽땅 내어주어야 하는 운명이 주어진다면 우리는 그 운명을 사랑할 수 있을까, 그 운명을 두고 춤출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