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투/ 니콜라이 고골/조주관 옮김/민음사
이 책에는 니콜라이 고골의 세 편의 단편 작품이 담겨있다.
코.....꼬발로프는 8 등관 신분으로 허세가 심한 사람이며 지참금을 가져다 줄 신부를 기다리는 속물적인 인간이다. 그는 어느 날 아침 일어나 자신의 코가 사라졌음을 발견한다. 그는 자신의 코를 찾기 위해 동부서주 한다. 그러다 길거리에서 자신의 코를 발견한다. 그런데 그 코가 자신보다 관등이 높은 5 등관의 어엿한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그는 신체의 일부였던 코가 자신보다 신분이 높다는 이유로 당당하게 돌아오라는 말도 못 한 채 쩔쩔맨다. 그리고 코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좌절한다. 그러다 어느 날 코가 돌아와 얼굴에 붙으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는데 다음날 일어나 보니 아무렇지도 않게 코가 붙어 있었다.
외투..... 아카키 아카키 예비치는 만년 9 등관의 말단 관리이다. 그는 관청에서 정서 작업하며 박봉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소시민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일에 만족감을 느끼며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동료들은 그를 놀리거나 괴롭힌다. 동료들의 놀림이나 괴롭힘에도 그는 크게 동요하지 않으며 때로 견딜 수 없을 때는 나를 좀 내버려두라는 소심한 저항을 하기도 한다.
페트르부르크는 굉장히 추운 도시로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따뜻한 외투가 필수적이다. 가난한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는 새 외투를 장만할 형편이 안 돼 매번 수선을 해서 입지만 어느 날 더 이상 손볼 수 없을 만큼 해진 외투를 버리고 새 외투를 구입하기로 한다. 그는 새 외투를 구입하기 위해 저녁을 굶고 간식을 건너뛰고 밤에 양초도 켜지 않았으며 세탁비, 수도세도 아낀다. 심지어 구두 밑창이 닳는 걸 예방하기 위해 까치발을 들고 다닌다.
외투는 이제 그에게 단순히 의복이 아니라 삶의 기쁨이며 아내 같은 느낌까지 받는다. 그러나 새 외투를 장만하고 하루 만에 강탈당한다. 외투를 되찾기 위해 경찰서, 유력 인사를 찾아가 보지만 실패한다. 그런 과정에서 유력인사에게 심한 꾸중을 듣고 앓다가 결국 목숨까지 잃고 만다. 아카키 아카키예비치가 죽은 후 도시에서는 외투를 뺏는 유령이 밤마다 나타난다.
광인일기....뽀쁘리시친은 우연히 길에서 만난 개가 다른 개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듣게 된다. 국장의 딸과 결혼해 사랑과 성공을 얻고 싶었던 뽀쁘리시친은 연인 사이인 개들이 주고받았던 연애편지를 훔쳐서 국장의 딸이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이 9등급 하급 관리라는 사실이 끔찍하게 싫었던 그는 스페인 왕이 살아있으며 자신이 바로 스페인 왕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는 관청에 나가지 않았으며 국장 앞에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서명하라고 내미는 서류에 국장이 서명하게 되어 있는 자리에 '페르디난트 8세'하고 서명을 한다. 스페인 사절단이 자신을 데리러 올 것이라 기다렸으나 사절단은 오지 않았다. 그러다 마침내 스페인 사절단이라 믿고 따라간 곳에서 감금당하고 몽둥이질을 당한다. 머리통에 찬물을 퍼붓고 자신의 말은 아무도 들어주지 않자 나를 왜 이렇게 괴롭히느냐고, 나 같은 가난뱅이에게 무엇을 원하느냐며 절규하며 어머니를 부른다.
자신의 신체 일부임에도 관등이 높다는 이유로 그 앞에서 쩔쩔매는 꼬발로프는 보이는 것에, 사회적 지위와 신분에 집착한다. 외투라는 사물에 집착한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는 외투를 잃어버리자 삶의 의욕까지 잃어버리고 만다. 9 등급이라는 자신의 신분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뽀쁘리시친은 자신이 스페인 왕이라는 환상에 자신을 가두고 만다. 우리들 역시 아니라고 부정할지 모르지만 세 인물을 어느 정도는 닮아있을지도 모른다.
세 편의 작품 모두 환상적이고 낯설고 당혹스럽다. 작가란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의식과 사유의 방 말고 상상력과 창의력이 든 또 다른 방 하나를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골의 이력을 보았다. 그는 하급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고 정신 착란 상태로 단식을 하다 숨을 거두었다.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에게서, 꼬발로프에게서 작가가 읽혔다. 고골, 그는 추천의 말을 쓴 금정연의 말처럼 천재와 천치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물이었던 것 같다. 그를 읽으며 나는 이상을 생각했다.
# 니콜라이 고골 #외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