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책 이야기 12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에릭 와이너 지음/김하현 옮김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경험을 하고 그때마다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선택을 하면서 자신의 삶을 끌고 가는, 모두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 철학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철학적 개념들은 모호하고 어렵다. 그래서 철학에 다가가는 걸음은 늘 멈칫멈칫이다. 그럼에도 그 언저리를 동경하게 된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에서 14명의 철학자를 만났다. 1부 새벽, 2부 정오, 3부 황혼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매일 새벽, 정오, 황혼을 만난다. 그것이 쌓이면 삶이 되고 생이 된다. 그 시간들을 잘 살아내기 위해, 행복하기 위해 철학자들의 삶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었다.
작가 에릭 와이너는 친절하다. 우리를 철학자가 있는 그곳으로 안내한다. 그들의 까다로운 철학적 명제나 개념을 들이미는 것이 아니라 철학자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게 한다.
소크라테스를 만나면 소크라테스처럼 살아야 할 것 같고 쇼펜하우어를 만나면 쇼펜하우어처럼, 니체를 만나면 니체처럼 살아야 할 것 같다. 때때로 그들의 목소리에 과몰입이 되기도 하고 가슴이 뛰기도 했다.
하지만 그곳을 벗어나면 나는 여전히 나일뿐이었다. 14명의 철학자를 만나며 그들의 철학적 사유를 과식했다. 그래서 개념들이 뒤섞이고 혼란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스민다는 것의 의미를 안다. 그들의 사유가, 그들의 개념이 어느 날 내 삶의 선택들에서, 경험들에서, 판단들에서 말을 걸어올 것이라는 것을 믿는다.
때로는 루소처럼 걷고(루소에게 걷기는 숨쉬기는 같았다), 때로는 소로처럼 보고(어떤 대상을 이해하는 것을 멈출 때에야 나는 비로소 그 대상을 보기 시작한다), 때로는 쇼펜하우어처럼 들을 것이다(진정한 듣기를 위해서는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
시몬 베유는 성인이 되고 나서는 아파트에 난방을 하지 않았다. 난방용 기름을 살 여유가 없는 노동자들이 안쓰러웠기 때문이다. 시몬 베유처럼은 살지 못하지만 여전히 타인에게 관심을 기울이며 살 것이며 세이 쇼나곤처럼 작은 것에 감사하는 법을 배울 것이며 간디처럼 평화를 염원할 것이고 스토아학파처럼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은 어떤 것들에 저항하지 않으며 살 것이다.
그래서 삶이 행복해도 춤추고 삶이 괴로워도 춤출 것, 그리고 시간이 다 되어 춤이 끝나고 나면 이렇게 외치고 싶다. 다 카포! 처음부터 다시
때로는 혼자 걷고 때로는 누군가와 함께 걸으며 철학자들의 사유를 내면화하면서 나를 찾아가는 여정 속의 삶, 누구에게나 삶은 찬란하다.
이 책은 그런 삶을 응원하는 철학가들의 목소리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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