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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와 여자
김효정 감동의 다큐멘터리 '소녀와 여자'를 봤다. 영화는 그저 보여주기만 한다. 여성 할례를 주장하는 쪽의 이야기와 반대하는 쪽의 이야기를.
주장하는 쪽의 신념은 확고하고, 반대하는 쪽의 신념 또한 확고하다.
문화와 전통을 고수하려는 사람들, '전통주의'에 대한 부정은 때로 목숨을 내놓아야 할 만큼 위협적이라고 이 영화는 말한다.
'문화'와 '전통'은 다른 어떤 이유보다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는 논리로 작용한다. 여성 할례는 문화와 전통이라는 미명 하에 오래 자행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한다. 여성 할례가 자신들의 문화와 전통이기 때문에 지키고 고수해야 한다는 그들의 입장을 무조건 비난할 수 없다. 타문화에 대한 문화 상대주의적 시선 또한 올바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 할례'가 그 대상인 여성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한 전통과 문화인지 살펴야 하고, 그 선택의 주체가 여성들 스스로가 되어야 하며, 그 선택이 존중받을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큐멘터리는 할례를 피해 도망친 소녀들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마을과 부모로부터 도망칠 수밖에 없었던 소녀들, 그들은 돌아갈 곳이 없다. 아무도 소녀들에게 먼저 묻지 않았다. 그 일이 네가 원하는 일이냐고. 주체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빠져버린 문화는 결국 주체들의 희생을 강요하며 기존 질서를 유지하려고 한다. 전통이니까, 그래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어른이 된다고. 그것을 거부하면 네 삶은 가치가 없어진다고 부모도, 남자들도, 친구도, 마을도 그렇게 말하고 있다. 할머니에게서 엄마에게로 또 딸에게로.
그것에 저항하는 용기와 목소리들에 박수를 보낸다. 자신만의 신념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신념을 타인에게 강요하면 그것은 폭력이 된다. 부모라는 이름으로,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전통과 문화라는 미명 하에 소녀들에게 강제된 신념이 그녀들의 내일을 구속하지 않기를, 할례 반대 캠프에서 보여준 소녀들의 웃음이 지켜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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