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법모자 김시인 Aug 21. 2023

쉼터@놀이터 20

나의 모국을 고발합니다


나의 모국을 고발합니다


자식 두고 떠난 이가

오죽하면 그랬겠나

엄마도 할머니도

그 말을 하곤 했다

천륜을 저버리는 건

그렇게 오죽한 일


버림과 학대가

도돌이표 음표였던

우리가 오죽할까

밤잠 설친 적 있냐고

묻는 일 더는 안 합니다

오죽하면 이럴까요




**11살 때 프랑스로 입양됐던 김유리 씨의 사연을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보면서 나는 '오죽하면'이라는 말이 계속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오죽하면 조국을 고발할까, 많은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되었고, 그중 좋은 양부모를 만나 잘 성장한 아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그들이 낯선 땅에서, 고통받을 때, 모국인 대한민국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했을까? 아니 무엇을 하려는 시도라도 했을까?



어릴 때, "자식을 버리고 갔다더라"는 소문이 풍문처럼 들리곤 했다. 그럴 때 엄마도 할머니도 "자식 두고 떠나는 에미가 오죽하면 그랬겠나" 그 말씀을 하시곤 했다. 자식을 버린 부모도, 모국을 고발하는 입양아들의 절규도 안타깝고 안쓰럽다. 살면서 내 잘못이 아니라도 괜히 미안해지는 일이 있다. 김유리 씨의 절규를 들으면서도 그랬다.

작가의 이전글 내가 만난 책 이야기 3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