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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Jul 29. 2021

놓아주기보다 맞춰 가는 것,<리즈와 파랑새>

2021년 64번째 영화

제목:리즈와 파랑새(liz and the blue bird)

감독: 야마다 나오코, 출연: 타네자키 아츠미(미조레), 토우야마 나오(노조미)

줄거리: “너에겐 날개가 있고, 끝없이 펼쳐진 하늘도 있어” 늘 혼자였던 ‘리즈’ 앞에 어떤 소녀가 나타났어. 두 사람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지만, 결국 헤어졌지. 왜냐면 그 소녀는 사실 ‘파랑새’였거든. “이 동화, 꼭 우리 얘기 같지 않니?” 외톨이 ‘미조레’에게 다가와 친구가 되어준 ‘노조미’, 평생 단짝일 줄 알았던 둘은 어느새 고3 마지막 콩쿠르 합주곡 [리즈와 파랑새]를 준비한다. 머지않은 졸업이 두렵기만 한 미조레에게 노조미는 ‘동화는 언제나 해피엔딩!’이라며 더 활짝 웃어 보이는데… 이들의 마지막 연주는 아름답게 울려 퍼질 수 있을까?


친구의 추천으로 보게 된 영화다. 목소리의 형태를 굉장히 좋게 봐서 이번 영화도 보기 전부터 기대했다. 기대했던 이상의 것을 얻었다기 보다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스토리로 진행되어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어느 부분은 블랙스완이 연상되었고, 어느 부분은 캐롤이 떠올랐다. 그런데도 이 영화만이 자아내는 기분 좋음이 있었다. 그런 점 덕에 재밌게 볼 수 있었다.

콩쿠르 연습을 함께 하게 된 노조미와 미조레. 외톨이인 미조레는 자신에게 먼저 다가와준 노조미를 우정의 감정 이상으로 대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미는 미조레를 친구로만 생각하고 있다. 그저, 콩쿠르를 함께 연습하는 합주부 친구 말이다. 미조레는 원래 말이 없어 누가 다가와도 친해지기가 어려운데 노조미에게만큼은 친절히 대하고 마음을 보여주려 한다. 하지만, 자신을 친구로 생각하는 노조미에게 마음을 드러내보이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하루는 노조미가 연습하는 미조레에게 다가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동화책인 '리즈와 파랑새'를 보여준다. 외톨이 소녀 리즈에게 파랑새 소녀가 다가온다는 내용의 동화. 노조미는 미조레에게 내용이 꼭 우리 같다고 한다. 책을 읽던 미조레는 리즈를 이해하지 못한다. 파랑새 소녀를 사랑하는데 왜 보내버린 건지. 그 마음은 연습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조레와 노조미의 합주 부분에서 항상 좋지 못한 평을 받는 것이다. 그 둘이 연주하는 부분은 리즈와 파랑새의 3장. 둘의 이별 장면에 깔리는 음악이다. 미조레는 자신이 느끼는 마음을 선생님께 고스란히 전한다. 그 순간, 노조미도 자신의 마음을 되돌아보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연주는 점차 나아져 부원들과 선생님들에게 환상을 선물한다. 


중간 중간 빠진 내용이 많은데 껴 넣기도 애매하고 중요한 내용이라 뺐다. 둘의 감정 변화가 묘하다. 대놓고 드러나는 것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숨기기만 하는 것도 아니어서 보는 내가 떨리고 조마조마하다. 중간에 노조미가 악역이 되어버리는 줄 알았는데, 그런 클리셰를 비틀어버려서 재밌었다. 그렇다고 뻔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리즈와 파랑새와 두 주인공의 관계가 딱 맞아 떨어지는 것도 재밌었지만, 둘이 각자의 마음을 깨닫고 서로를 이해하는 부분도 좋았다. 나의 마음뿐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자신을 부러워하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알기에 두 주인공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걸 음악의 조화로 색의 물듦으로 보여주는 연출 또한 정말 좋았다. 잔잔한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한다. 뭔가 흔한데 흔하지 않은 영화를 보고싶어하시는 분들께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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