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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Aug 03. 2021

우리의 음악에 우리의 춤을 춰,<우리,둘>

2021년 66번째 영화

제목: 우리,둘(two of us)

감독: 필리포 메네게티, 출연: 바바라 수코바(니나), 마틴 슈발리에(마도)

줄거리: 아파트 복도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맞은편에 살고 있는 니나와 마도. 마냥 가까운 이웃처럼 보이지만 사실 둘은 20년째 사랑을 이어온 연인이다. 은퇴도 했으니 여생은 로마에 가서 편하게 살자는 니나의 제안에 마도는 가족들에게 숨겨왔던 비밀을 털어놓기로 한다. 마도의 생일, 쉽지 않은 고백 과정에서 그녀는 결국 충격으로 쓰러진다. 그리고 니나는 가족으로부터 마도를 되찾을 플랜을 짜기 시작하는데… 온 세상을 떠나보내도 함께하고 싶은 두 여인이 만든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사랑 이야기


원래 다른 영화를 보려 했으나 낮에 너무 더워 조조로 보자 해서 시간표를 딱 둘러보았는데 딱 발견했다. 사전 지식 거의 없이 보러간 영화다. 독립영화이고, 처음에 잔잔히 시작해서 따뜻한 로맨스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마냥 따뜻하기만 한 영화는 아니었다.

니나와 마도는 건너편에 사는 이웃이자 사랑하는 연인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고 둘만의 연애를 즐긴다. 니나는 마도에게 모아 놓은 돈이 있으니 함께 로마로 건너 가 살자고 한다. 하지만 마도는 가족이 있고 가족들은 마도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모른다. 가족들에게 사실을 밝히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게 당연할 터. 니나의 제안에 마도는 집을 팔려고 했으나 니나가 마도의 물건을 함부로 한 일이 일어남과 동시에 마음속에 가득 쌓인 두려움때문에 집을 팔지 않기로 결심한다. 그 이야기를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전해 듣게 된 니나는 마도에게 실망해 상처를 준다. 충격을 받은 마도는 쓰러지고, 뇌졸중에 걸려 예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아픈 마도는 오래 입원했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간병인 뮤리엘과 함께이다. 마도 옆은 자신의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니나는 불안하다. 혹시라도 뺏길까 싶어서이다. 눈엣가시인 간병인을 니나는 어떻게든 쳐내려고 하지만, 마도는 현재 몸이 아픈 상황이라 그러기엔 어렵다. 어려웠기에 니나는 갖은 방법으로 간병인을 못 살게 군다. 니나와 묘종의 거래를 맺고 일자리에서 잘리게 된 뮤리엘. 하지만, 니나는 마도의 옆만 지키면 됐으므로 뮤리엘 따위는 신경쓰지 않는다. 이 일로 니나는 후반부에 돈을 몽땅 뜯긴다.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자면, 밤새 마도가 보고싶었던 니나는 마도의 집에 가 마도의 옆자리에서 잠을 청한다. 아침에 마도의 딸이 둘을 발견하고, 둘의 사이를 눈치챈다. 딸은 마도와 니나를 떼어놓기 위해 마도의 병상을 호스피스로 옮긴다. 그러나, 호스피스의 실체를 알게되고, 마도를 퇴원시키려 한다. 퇴원 건으로 의사와 상담하던 중, 마도를 밖으로 빼내는 니나를 발견한다. 니나와 마도는 로마로 떠나는 부푼 꿈을 안고 집으로 향하지만, 집으로 도착하자 꿈은 물거품으로 무뎌진다. 그렇지만, 이제 둘은 춤을 춘다. 둘만의 음악에 둘의 춤을 춘다.


보면서 잔잔한 막장 드라마 같은 느낌이 들었다. 위에도 썼지만 이 영화는 단순한 퀴어 로맨스가 아니다. 여러 마음들이 합해진 영화이다. 이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그래서 이 사람은 내 사람이어야 하는 마음들이 모여 <우리, 둘>을 이루어낸다. 누구나 사랑을 하면 사랑의 감정은 물론이거니와 집착하고 때로는 싫어하는 마음까지 생기지 않는가. 그런 감정들을 가감없이 보여준 것이 이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음악이 흐르고 둘의 발이 호흡을 맞춰 나가는 장면에선 나까지 평화로워지는 느낌이었다. 이제야 둘이 사랑할 환경이 만들어진 것 같았다. 비록 로마로 떠나지는 못하지만, 그럼 어떠랴. 사랑하는 사람이랑 함께면 어디든 그곳이 최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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