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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Aug 12. 2021

여느 가족과 다를 바 없는 <좀도둑 가족>

2021년 5번째 책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791347

제목: 좀도둑 가족

저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줄거리: 가족을 넘어 인연을 말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10년의 고민을 녹여 만들어낸 영화 《좀도둑 가족(어느 가족)》. 할머니, 아빠, 엄마, 아들 등 모두가 범죄로 이어진 어느 가족의 초상을 그린 이 작품은 제71회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소설 『좀도둑 가족』은 영화에 미처 그리지 못한 가족의 비밀과 결정적 순간의 디테일을 담으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만의 애틋한 가족미학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여기, 어느 가족이 살고 있다. 옆자리 파친코 구슬을 천연덕스럽게 훔치는 할머니, 할머니 연금을 축내며 좀도둑질을 일삼는 아버지, 세탁공장에서 손님 옷 주머니를 뒤지는 어머니, 가슴을 흔들며 연애를 파는 어머니의 이복동생, 아버지에게 진지하게 좀도둑질을 배우는 아들. 이렇게 다섯 식구였지만, 어느 겨울날 작은 소녀가 새 식구로 합류하게 되면서 모두 여섯 명의 가족이 완성된다. 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애틋한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사람들. 그러나 세상은 그들이 완벽한 타인일 뿐, 진짜 가족이 될 수 없다고 말하는데…….


제목에서부터 이 가족은 도둑질을 하며 살겠구나 생각했다. 이 가족은 불안하다. 가짜다. 여기서 말하는 '가짜'는 혈연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주워온'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뜻이다. 이름도 두 개씩이다. 누군가로부터 버려진 사람들은 다시 모여 가족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가난에 쪼달린다. 그래서 도둑질을 한다. 유일한 생활비라 하면 하쓰에 할머니의 죽은 남편에게서 나오는 연금뿐. 그들은 정으로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더 깊게는 돈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 매우 묘하다. 가족이 되고 싶은 마음을 내비치지만 그것을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여기서 다시 한번 그들의 관계를 짚어주자면, 같이 살 뿐 그저 남이니까, 얽히는 사이가 된다면 복잡해질테니까. 스포가 될 수 있어 자세히 말하지 못하지만 마음 아픈 장면들이 많았다. 그들을 도둑질하게 만든 사회도 미웠고, 그들을 버린 사람들도 미웠다. 그저 편하게 살고 싶었을 뿐인데. 나는 책의 여러가지 것들이 잘못 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건들고 싶지 않았다. 그들의 행복을 바랐다. 이제 그들은 돌아갈 곳이 없다. 기댈 사람이 없다. 나는 눈물을 흘릴 뿐 이렇게 사는 누군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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