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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Dec 28. 2021

기억하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무브투헤븐>

2021년 18번째 드라마

제목: 무브투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

연출: 김성호, 출연: 이제훈(조상구), 탕준상(한그루), 홍승희(윤나무)

줄거리: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유품정리사 그루와 그의 후견인 상구가 세상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 이사를 도우며 그들이 미처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남은 이들에게 대신 전달하는 과정을 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최애 배우님(이제훈♥)의 작품도 밀리고 밀려 연말까지 밀려왔다. 다행히 1년은 넘기지 않았다. 

가족 중에 돌아가신 분은 있었지만 생전 지내시던 공간을 그대로 두었기에 유품정리라는 것이 있는 지를 알지 못했다. 그러던 중, 작년에 처음 유품정리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기사를 읽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속에서 차올랐다. 그때부터 유품정리 또는 유품정리사에 대한 것들이 올라오면 지나치지 않는 편인데 운이 좋게도 좋아하는 배우님이 관련 작품을 찍으셨다. 당연히, 마다할 이유가 없지! 그리고 무언가를 배울 수 있을 것만 같은 마음에 마음이 두근댔다.


기대 이상으로 좋은 드라마였다. 보면서 별 거 아닌 거라 생각한 것들도 다 풀어내주어 좋았다.(의문을 갖고 보자!) 처음에 한정우 캐릭터 너무 좋은 캐릭터라서 계속 그루 곁에 있어주길 바랐는데, 아 이런...

처음에 껄렁대는 상구씨 마음에 안 들었는데 극이 진행되면서 왜 나타나게 됐는지 알 것만 같은 캐릭터였다. 대쪽같은 그루를 변화할 존재..! 그루와 상구는 정반대의 캐릭터지만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며 변화해간다.(나 이런 서사 너무 좋아ㅠㅠ) 식탁에 아빠 외에 아무도 들이지 않던 그루가 삼촌에게도 자리를 내어주는 장면은 진심 감동이었다.

분위기가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흘러가서 좋았다. 밸런스를 맞추는 느낌이었다. 죽음을 다루면서 감정적인 부분을 다룬다던가 하는 식의 연출! 그래서 이 드라마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드라마에서도 나오지만 유품정리사들을 보고 흉을 보거나 홀대한다. 떠나간 누군가의 공간을 정리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절대 쉽게 생각해서도 안되는 직업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유품정리사님들에게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좋은 일을 하시는 거라고 꼭 말씀 드리고 싶다.

죽음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누구의 죽음이 더 귀하다 모자라다 할 거 없이 모든 죽음은 안타깝다. 그러므로 떠나간 사람에게 예의를 갖춰야 한다. 유품정리사를 부르라는 말이 아니라 다른 어떤 것들보다 사람이 먼저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보이지 않는다고 곁에 없는 것은 아니니.

나는 고등학생 때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이었던 죽음을 겪었다. 마냥 행복해보이던 사람이었는데 허망했다. 며칠내내 많이 울고, 이 년동안은 그 사람의 목소리조차 듣지 못했다. 다행히, 지금은 전보다 괜찮다. 괜찮다는 것은 전보다 생각이 덜해졌다는 의미일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그의 노래를 듣는 일뿐이다. 기억하는 한 사라지지 않으니.


오랜만에 따뜻한 드라마를 발견해서 좋다. 아무래도 인생 드라마가 될 것 같다.히히.

리뷰에 내 마음을 다 담지 못하겠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 많아서. 

'죽음'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이걸 감당할 자신이 없다.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나도 모르게 몸과 마음으로 받아내고 버티고 있는 지도 모른다. 소중한 사람을 잊지 않기 위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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