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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Dec 30. 2021

지니가 누구냐고 물으신다면,<그림자 미녀>

2021년 20번째 드라마

제목: 그림자 미녀

연출: 방수인, 출연: 심달기(구애진), 최보민(김호인), 허정희(양하늘), 홍석(이진성), 이나경(선미진)

줄거리: 학교에선 왕따지만 SNS에서는 화려한 스타 '지니'로 살아가는 여고생 구애진의 아슬아슬 방과 후 이중생활


외모지상주의를 다룬 작품은 오랜만이었다. 비교적 최근 작품이라 요즈음 청소년들의 심리와 학교의 모습도 잘 반영되어 있었다. (지금 청소년이 아니라서 내가 겪었던 아이들을 떠올렸는데 쩝..시간이 지나도 사람은 바뀌지 않나보다.) 드라마는 웹툰에 비해 짧은 회차 안에 주요 내용을 담아야 하기에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것이 부족하다. 그래서 설득력이 떨어지는 장면들과 감정선이 존재했다. 이 점을 빼면 충분히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드라마다. 마지막회가 갑자기 교훈적으로 끝나서 아쉬웠지만 메세지가 명확한 드라마라 이 부분은 패스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애진이가 교실 문턱을 넘는 장면은 좋았다. 나를 받아들이고 이 세상에 한 발자국 내딛는 느낌이라. 내가 다 뿌듯하다, 애진아!


어렸을 적,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얼굴때문에 욕이란 욕은 다 먹고, 믿었던 애들에게 뒤통수 맞고. 나는 애진이처럼 철판이 두꺼운 애가 아니라서 할 말을 참고 살았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고스란히 마음의 병으로 가라앉았다. 안 보던 거울을 보고, 사람들의 말에 신경쓰게 됐다. 내 경험과 드라마가 맞닿으니 트리거가 눌린 적이 있었다. 힘겨운 부분이 있어 끊었다 봤다. 그럼에도 종영까지 함께 했다는 건 좋은 작품이어서가 아니었을까?


외모지상주의를 소재로 삼은 작품은 꾸준히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장담하건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 어마어마한 암덩어리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딱 두 가지 뿐이다.

1. 남들 눈치 보지 말기, 2. 나 자신을 사랑하기. 쉽게 썼지만 성인인 나에게도 아직까지 힘든 두 가지다.

남들에게 욕 먹으니 잘 알겠더라. 우리는 미움 받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나는 지금까지 그게 무서워서 쩔쩔매며 남들의 비위에 맞췄는데, 이런다고 나를 싫어하는 인간들이 마음을 고쳐먹겠는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러니까 본인에게 상처주는 사람들에게 잘해주지 말자. 부드럽게 대하지 말자. 할 말 다하자. 그게 비로소 나를 지키는 것이고 나를 사랑하는 것으로까지 이어지니. 


그림자 미녀 다시보기https://tv.kakao.com/m/channel/3900270/episo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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