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게 사랑이야, <해피투게더>

2021년 13번째 영화

by 종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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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해피투게더(happy together)

감독: 왕가위, 출연: 장국영(보영), 양조위(아휘), 장 첸(장)

줄거리: 홍콩을 떠나 지구 반대편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온 ‘보영’과 ‘아휘’ 이과수 폭포를 찾아가던 중 두 사람은 사소한 다툼 끝에 이별하고 각자의 길을 떠난다. 얼마 후 상처투성이로 ‘아휘’의 앞에 다시 나타난 ‘보영’은 무작정 “다시 시작하자”고 말한다. 서로를 위로하며 점차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 하지만 ‘보영’의 변심이 두려운 ‘아휘’와 ‘아휘’의 구속이 견디기 힘든 ‘보영’은 또다시 서로의 마음에 상처 내는 말을 내뱉은 뒤 헤어지는데...


퀴어물을 좋아하고, 양조위의 눈빛과 장국영의 곱상함을 좋아하는 나로서 이 영화를 포기할 이유가 없었다. 개봉 날만을 기다리며 두근두근..드디어 오늘 개봉했고, 포스터를 얻기 위해 집에서 한 시간 걸리는 극장에까지 다녀왔다. 1회차로 찍었는데, 그니까 조조 시간대에 영화를 봤는데도 사람이 그득그득했다. 그만큼 이 영화는 팬이 많다는 말씀! 오늘로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해피투게더를 봐서 기쁘다. (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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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영과 아휘는 사랑하는 사이다. 다시 말해 연인이다.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제 멋대로인 보영이다. 보영은 자기 혼자 떠나갔다 시작하러 다시 온다. 아휘는 보영의 변덕스러움은 싫지만 아휘는 사랑한다. 그래서 보영이 다시 돌아오면 받아준다. 둘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과수 폭포를 찾아가다 다투고, 보영은 떠난다.

'우리가 다시 만나면, 그때 다시 시작하자.'

낯선 땅 아르헨티나에서 아휘는 돈을 벌기 위해 바에서 일을 한다. 그러다 다른 남자들과 어울려 다니는 보영과 마주친다. 보영은 맘대로 아휘를 찾아가 아휘에게 키스를 퍼붓는다. 이미 정이 떨어져버린 보영은 아휘를 거부하지만, 다시 시작하자는 보영을 얼마 안 가 받아준다. 둘은 함께 살고, 밥을 먹고, 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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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에도 멋대로 하는 보영이 문제다. 보영은 아휘를 이모저모로 귀찮게 한다. 손을 다쳐 아무것도 못하니 밥을 먹여 달라하고, 새벽에 담배를 사러 나가는 것이 마음에 걸린 아휘가 자신을 위해 사온 담배를 몽땅 던져버리고는 한다. 그러나, 아휘와 보영은 서로를 사랑한다. 이번엔 아휘가 장난을 치기로 한다. 홍콩으로 떠나지 못하게 보영의 여권을 숨긴 것! 여권을 돌려 달라하지만, 아휘는 그가 떠나지 않았으면 해 여권을 돌려주지 않는다. 화가 날 대로 난 보영은 아휘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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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보영의 마음에도 사랑이 찾아들고 있었다. 바로, 식당에서 함께 일하는 장이라는 남자이다. 장과는 축구를 같이하고, 술도 함께 마신다. 보영처럼 변덕스럽지도 않고, 듬직하며 씩씩하다. 처음엔 동료의 마음이었지만, 점점 그가 들어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장은 돈을 벌어 어디론가 떠난다. 시간이 흘러, 아휘는 랴오닝 야시장에 들러 밥을 먹게 되는데, 그 식당은 장의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이었다. 아휘는 장의 사진을 하나 가지고 간다. 장이 어디로 갔을 지 알 거라면서. 그렇게 어디론가 떠나는 아휘의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보영은 어떻게 되었냐고? 보영은 아휘가 살던 곳에서 아휘가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담배를 잔뜩 사다놓고 아휘를 그리워한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한 가지 더 기대한 것이 있었다. 작년에 봤던 <트래블러>라는 프로그램에서 아르헨티나를 여행했었다. 아르헨티나라는 나라는 나에게 생소한데, 그 프로그램을 보며 아르헨티나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프로그램에서 당연히 해피투게더 이야기도 등장했었다. 이것때문인지 영화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어떻게 담겼을지 궁금했다. 화면이 되게 어두웠지만 폭포의 장관은 그렇게 봐도 알겠더라. 어마어마하고 잘못하면 아니 잘못하지 않아도 정말 빨려들 것 같은 느낌. 등대도 좋았다.

보면서 느꼈던 것은 징징대는 아들과 그런 아들을 잘 보듬는 아버지 같은 느낌이었다. 아영과 보휘가 말이다. 그 변덕과 투정을 떠는데도 버리지도 않고 다 받아주는 보휘..ㅠㅠ여권을 숨기는 게 떠나가지 말라는 소리었는데 보영은 떠나가버리고..ㅠㅠ사랑하는데 얼마나 아팠을까..그렇다고 보영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보영도 아휘를 잊기 위해 남자들을 많이 만나고 했겠지. 그러나 남는 것은 아휘 하나뿐인 걸. 그래서 아휘를 찾아온 걸텐데 마음 표현이 되게 거칠다. 아휘가 떠나고 그리워하는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맴찢...장이라는 인물도 마음에 들었다. 보영과는 반대로 부드럽고 담백하고 씩씩하기까지 하다. 나였어도 보영 말고 장을 만나지 않았을까 싶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는 아직 2편 밖에 보지 못했지만 되게 스타일리쉬 하다. 촬영 기법도 독특하고, 같은 노래를 다른 장면에서 쓰면서 장면의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이 기법 너무 좋다. 아무튼 칭찬합니다!

칙칙하고 뜨거운 아르헨티나가 해피투게더였다면, 네온이 들썩이고 왁자지껄한 홍콩을 담은 중경삼림도 어서 만나보고 싶다. 으어어어 3월아 얼른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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