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번째 영화
감독: 토드 헤인즈, 출연: 케이트 블란쳇(캐롤), 루니 마라(테레즈)
줄거리: 1950년대 뉴욕, 맨해튼 백화점 점원인 테레즈(루니 마라)와 손님으로 찾아온 캐롤(케이트 블란쳇)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거부할 수 없는 강한 끌림을 느낀다. 하나뿐인 딸을 두고 이혼 소송 중인 캐롤과 헌신적인 남자친구가 있지만 확신이 없던 테레즈, 각자의 상황을 잊을 만큼 통제할 수 없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감정의 혼란 속에서 둘은 확신하게 된다. 인생의 마지막에, 그리고 처음으로 찾아온 진짜 사랑임을…
다운은 받아놨었지만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들어 미루고 미루다 과제 덕에 보게 되었다. 다 보고 나서는 '이걸 왜 이제서야 봤지.'할 정도로 나에게 너무너무 좋게, 따뜻하게 와닿은 영화였다. <캐롤>은 배경이 겨울이라 그런지 왜인지 나도 겨울에 이 영화를 봐야 할 것만 같다. 이번에는 운이 좋게도 재개봉을 하는 기간에 딱 스케줄이 없어서 극장에서 <캐롤>을 볼 수 있었다. 역시 좋은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한다.
테레즈는 백화점에서 장난감을 팔며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남자친구도 있지만 마음에서 떠난 버린 지 오래였다. 그러던 중, 크리스마스에 운명의 여인을 만난다. 바로, 캐롤. 그도 그런 것이 운명의 장난인지 캐롤은 테레즈의 가게에 장갑을 두고 간다. 테레즈는 장갑을 캐롤에게 보내주고, 그 일을 계기로 둘은 사랑을 키워 나간다.
사실 캐롤은 가정이 있는 여자다. 이혼 소송중이긴 하나, 아이때문에 어떤 것도 쉽게 선택할 수 없다. 그러나 캐롤도 테레즈에게 스며들어가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부쩍 가까워진 둘은 여행을 떠난다. 달콤한 하룻밤을 보내기도 하고, 서로에게 화장을 해주며 그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 달콤함도 잠시, 남편이 사람을 시켜 테레즈와 캐롤을 감시하게 만든 것을 알게된다. 캐롤은 테레즈에게 더이상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아 테레즈를 떠나게 된다. 테레즈는 그런 캐롤이 원망스럽기만 하고, 남은 것은 슬픔뿐이다.
둘은 먼 곳에서 서로를 그리워하다 결국에 다시 만나게 된다. 자신을 버리고 떠나버린 캐롤을 곱게 볼 수 없는 테레즈. 그런 테레즈를 바라보기조차 미안한 캐롤.
"나한테 집이 있는데 거기에 내가 혼자 살기는 너무 커. 생각이 있으면 나랑 함께 살래?"
캐롤은 약속이 있어 떠나고, 테레즈는 고민한다. 하지만 이내 테레즈는 캐롤을 찾아가고, 테레즈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캐롤을 비추며 영화는 끝이 난다.
어떤 부분에서는 내가 사랑을 하는 것 같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저 둘을 갈라놓은 상황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래도 이 생각을 다 없애버린 건 결말이었다. 입꼬리를 천천히 올리며 웃는 캐롤의 미소는 정말 어떤 단어로 표현해야할 지 모를만큼 아름다웠다. 내가 사랑에 빠지는 기분...♥캐롤 언니...♥새드 엔딩으로 끝났더라면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에 너무 절절해하면서 마음 아팠을텐데, 다행히도 이뤄진 결말이었으니 한 번 보고 캐롤에 푹 빠진 나로서는 너무나도 흡족스러운 결말이었다.
두 배우에 대해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케이트 블란쳇과 루니 마라 두 배우 다 제대로 본 것은 이번 영화가 처음이다. 티비 영화 프로그램에서 스쳐 지나간 적은 많았지만 말이다. 먼저 케이트 블란쳇에 대해 말하자면, 하...이 배우는 연기도 정말 잘하지만 고고하고 우아한 분위기가 있다. 누구도 낼 수 없는 그녀만의 분위기 말이다. 한국 배우로 치면 김희애 배우 같은 스타일이다. 우아함도 우아함이지만 그 속에 강함도 갖추고 있어 흐르는 아우라가 남다르다. 너무 좋다.
루니 마라 배우는 오밀조밀, 어딘가 피곤해보이지만 연기할 때 눈빛에서 나오는 힘이 좋다. 전에 티비 영화 프로그램에서 루니 마라가 주연인 <사이드 이팩트>라는 영화를 봤었다. 약과 관련된 영화였는데 그 영화에서 약에 취한 환자 역할을 정말 잘 해냈다. 진짜 깜짝 놀랄 정도였다. 약해보이는 겉모습과 다르게 힘이 있는 배우다. 앞으로 그녀의 활약이 기대된다.
나에게 캐롤은 이제 연례행사다. 일 년에 한 번씩은 꼭 봐줘야 한다. 으-캐롤 뽕에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