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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May 13. 2021

찬란히 빛나는 <가구야 공주 이야기>

2021년 17번째 영화

제목: 가구야 공주 이야기(the tale of the princess of kaguya)

감독: 다카하타 이사오, 출연: 아사쿠라 아키(가구야 공주), 스테마루(코라 켄고)

줄거리: 깊은 산속 마을의 할아버지는 우연히 빛나는 대나무 속에서 여자 아이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온다. 손에 올라갈 정도의 크기에서 금세 아기로, 그리고 또 반나절 만에 아름다운 소녀로 성장하는 신비로운 아이. ‘가구야’라고 이름 지어진 그녀의 미모는 널리 소문이 퍼져, 장안의 내로라 하는 귀공자 5명이 청혼을 해오고, 급기야 황제까지 ‘가구야’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가구야’는 산속 마을에서의 첫사랑 ‘스테마루’를 잊지 못하고 그를 찾아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을 털어놓는데…… 과연 가구야공주는 그토록 원했던 꿈과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작년에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다가 이 영화의 캡처를 보게 되었다. 아른아른하고 슥슥 그린 그림체의 분위기가 마음에 쏙 들었다. 봐야지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마침 넷플릭스에 있어서 보게 되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설화나 동화 같은 느낌이 났는데, 알고보니 일본에 존재하는 전설 중 하나였다.

가구야 공주 이야기 설화: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876280&cid=60621&categoryId=60621

https://kin.naver.com/qna/detail.nhn?d1id=3&dirId=30402&docId=369802884&qb=6rCA6rWs7JW8IOqzteyjvCDsnbTslbzquLA=&enc=utf8&section=kin.ext&rank=2&search_sort=0&spq=0

깊은 산골에 아이가 없이 외롭게 살아가는 노부부가 있었다. 어느 날, 할아버지가 대나무를 베러 숲에 갔다 은은한 빛을 내뿜는 대나무 순을 보게 된다. 대나무 순은 순식간에 쑥쑥 자라나더니 안에서 아이 하나를 보인다. 깜짝 놀란 할아버지는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면서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온다. 아이 또한 순처럼 순식간에 자라난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아이의 모습에 노부부는 기쁘다. 아이는 자라 친구들도 사귄다. 그 중에 스테마루라는 아이도 있었는데, 아이는 스테마루를 좋아하게 된다. 스테마루와 다른 아이들과 함께 꿩 전골을 해 먹기로 약속한 전 날, 노부부는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아이와 함께 수도로 떠난다. 

수도로 떠나기 전, 많은 황금을 얻은 노부부는 얻은 황금으로 궐을 차리고 아이를 공주로 신분 상승시킨다(?) 이제 귀한 몸인데 당연히 이름도 필요하겠다, 명성이 높기로 자자한 노인께 부탁해 이름을 짓는다. 그녀의 거문고 연주를 들은 노인은 '찬란히 빛나는'이라는 의미를 가진 일본어 '가구야'를 공주의 이름으로 짓는다. 사람들은 가구야 공주를 궁금해하고, 가구야 공주의 소문을 들은 전국 각지의 높으신 분들은 매일 같이 가구야 공주에게 청혼을 해온다. 그러다 다섯 남자의 청혼을 받게 되는데, 입에 발린 말들로 공주를 칭찬하던 와중, 공주는 그들의 사랑을 실험하기로 한다. '방금 말씀하신 보물들을 구해와 주세요.' 어찌저찌 구해왔지만 옳지 못한 방법으로 구해온 사람도 있었고, 구하다 목숨을 잃은 사람들도 있었다. 공주는 자신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인생까지도 망쳐진다고 생각했다. 마음 아파했고, 그 길로 밤마다 거문고를 튿었다.

공주가 밤에 거문고를 튿은 이유는 바로 달로 돌아가기 위해서였다. 첫사랑 다케마루도 만나지 못하고, 예전의 자유롭던 삶도 살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고, 이렇게 살 바엔 자기가 원래 살던 달로 돌아가는 것이 맞겠다 싶어서였다. 그러나, 공주는 달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땅에서의 것들은 모두 활기가 넘치고, 슬픈 기억들도 있지만 좋았던 추억들이 더 많았기에 땅에서의 삶을 계속하고 싶었다. 이제서야 공주의 마음을 안 노부부는 공주가 달에 갈 수 없게 노력하지만, 공주는 이 땅에서의 모든 기억을 잊을 수 있는 옷을 입고 달로 떠난다.


중간중간 스토리를 뺐지만, 가구야 공주는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았다. 낯선 사람들이 자신과 결혼하겠다고 찾아오는데 진심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고, 아빠는 출세에 눈이 멀어 이 길이 딸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길이라고 믿고 있으니..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주가 조금이라도 숨통을 틜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지혜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녀는 청혼을 온 다섯 귀족(?)을 시험하는데 여기서 정말 그녀가 예사롭지 않다고 느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는 '행복'이란 게 꼭 필요하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 말이다. 그런 행복이 없더라면 인생이 얼마나 심심할까. 나는 그런 추억이 많지 않은 덕분에 작은 일 하나하나까지도 모두 머릿속에 잘 기억해두고 있다. 그걸 생각하면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지금은 지금의 행복에 집중할 수 밖에 없겠지 생각한다. 그래,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내가 사는 현재에 집중하자.

아, 그리고 가구야 공주 그림체가 너무 아름답다. 정성들여 선을 다듬고 색을 칠한 그림도 멋지고 단정하지만, 연필로 슥삭 그린 듯 물감을 훌훌 푼 이런 그림도 참 예쁘고 은은했다. 아련한 느낌이 잘 산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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