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종종 Feb 20. 2022

<울고싶은 나는 고양이 가면을 쓴다>

2022년 13번째 영화

제목: 울고싶은 나는 고양이 가면을 쓴다(a whisker away)

감독: 사토 준이치, 출연: 시다 미라이(미요), 하나에 나츠키(히노데)

줄거리: 좋아하는 남자친구에게 고백하기 위해 고양이가 된 소녀의 여정을 그린 애니메이션


보려고 추가해둔 작품인데 친구의 추천으로 더 일찍 보게 되었다. 일본 애니들은 비슷한 특유의 느낌이 있다. 이번 작품도 그러한 느낌이 있었기에 편하게 볼 수 있었다. 일본 작품에서만 느낄 수 있는 찌르르함과 오글거림. 심하지 않아 좋았다. 아, 일본 애니들의 긴 제목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데 이 영화는 이 긴 제목이 찰떡이라고 생각됐다. 이보다 더 영화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제목이 있을까 싶고.

얼렁뚱땅 천방지축 소녀 미요는 새엄마와 아빠와 함께 살고 있다. 미요의 관심사는 오직 좋아하는 같은 반 남자아이, 히노데이다! 히노데는 자신에게 때때로 장난을 걸고, 과하게 행동하는 미요를 좋아하는 것 같진 않다. 미요는 실망하지 않고 적극적인 구애(?)를 한다. 하루는 점심시간에 히노데를 욕하는 남자아이들을 본다. 자신을 나쁘게 말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히노데를 험담하는 것은 참지 못하는 미요는 옥상에서 뛰어내려 남자아이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자신을 위해 날아오른 미요에게 도시락을 같이 먹자하는 히노데. 미요는 그런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두고 마음을 키워나간다.

여기서 잠깐! 미요는 옥상에서 뛰어내리고도 심하게 다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착지 실력이 뛰어나서? 타고 났나? 음, 아니다. 제목처럼 미요는 고양이 가면이 있다. 고양이 가면을 쓰면 고양이로 변한다. 고양이의 생활에 익숙해진 미요는 점프도 무사히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 고양이 가면을 왜 샀냐고? 바로 히노데에게 더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어서이다. 히노데는 타로라는 강아지를 키웠고, 지금은 그 이름을 고양이(원래는 미요)에게 붙여 부르고 있다. 히노데는 타로 앞에서 마음 속 이야기까지 쏟아 붓는다. 그런 히노데를 지켜보는 미요는 사람의 모습으로 다가가 히노데에게 위로를 건네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미요에겐 고민이 많다. 다짜고짜 엄마의 자리를 차지한 새엄마도 마음에 들지 않고, 오바스러운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다, 미요가 사람으로 돌아오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생긴다. 매일 밤, 고양이의 모습으로 하노데에게 편지를 써온 미요. 하노데에게 그 편지를 주기도 전에 중간에서 낚아챈 남자아이들 때문에 히노데를 향한 마음을 들키고 만다. 대외적으로는 미요를 성가셔한 히노데이기에 미요가 준 편지를 구길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에 제대로 상처를 받은 미요는 얼른 집으로 달려가 고양이 가면을 쓴다. 그 뒤, 자신에게 고양이 가면을 준 가면 장수를 찾아가 자신을 영원히 고양이 얼굴로 살게 해달라고 한다. 가면 장수는 알겠다고 하고, 대신 자신에게 사람얼굴 가면을 넘기라고 한다. 다시 말하자면, 미요 얼굴을 자신에게 달라는 것이다. 그렇게 얼굴을 바꾼 미요와 가면 장수! 둘 앞에는 어떤 사건이 벌어질까? 히노데와 미요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궁금하시다면 영화를 얼른 재생하시길!


이 영화의 좋은 점은 로맨스보다 성장이 주에 맞춰진 영화였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일을 겪으며 마음을 단단히 하고, 소중한 사람에게 마음을 나누는 주인공들을 보며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정말 말하고 싶은 것은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사람이기에. 그리고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미요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수줍어하지 않고 소극적이지 않고 맘껏 표출할 수 있는 사람이라니! 본받고 싶은 미요양...♡

아, 중간중간 삽입되는 오스트들이 참 좋다. (종종 내용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오스트들이 마음에 들어 끝까지 보는 영화도 있다.)주인공들의 톡톡 튀는 이야기에 딱 어울리는 오스트. 내 마음을 한들한들 하늘하늘하게 만든다.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 결말인데 일부러 쓰지 않았다. 결말까지의 사건들도 재밌고, 결말도 만족스러우니 직접 보시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마음이 몽골몽골해지는 이 영화를 꼭 보셨으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오늘은 그대에게 고운 꽃을 보내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