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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May 01. 2022

너구리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2022년 32번째 영화

제목: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平成狸合戰ポンポコ)

감독: 다카하타 이사오, 출연: 신초우 코콘데이(나레이터), 노노무라 마코토(쇼우키치), 이시다 유리코(오키요),  미키 노리 헤이(세이자에몬), 키요카와 니지코(오로쿠 할멈)(애니메이션이라 성우하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앞에서 5번째까지만 적었고 나머지 분들은 리뷰 쓰며 배역이름으로 작성하겠습니다!)

줄거리: 폼포코 31년, 더 이상 갈 곳 없는 너구리들이 봉기했다!! 조상대대로 전해지는 변신술로 인간들과의 대전투를 선언하다! 순진하고 천진하기만 한 너구리들의 내 땅 지키기 대작전! 도쿄 근방의 타마(多摩) 구릉지. 다카숲과 스즈가숲, 두 무리로 나뉘어 살던 너구리들은 도쿄의 개발 계획인 '뉴타운 프로젝트'로 인해 그들의 숲이 파괴되자, 이에 대항하기 위해 중지되어 있던 '변신술의 부흥'과 '인간연구 5개년' 계획을 추진하기로 합의한다. 또한 시코쿠(四國)와 사도(佐渡) 지방에 살고 있는 전설의 장로 등에게도 원군을 청하기로 하고 '가위, 바위, 보 시합'을 통해 사자를 보낸다. 너구리들은 외부의 원군이 오기를 기다리며, 변신술 특훈과 변신술을 이용한 게릴라 작전으로 인간들의 개발 계획과 공사를 방해하지만 결국 '뉴타운 개발 계획 저지'에는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때, 그토록 기다리던 전설의 장로 3명이 시코쿠 지방에서 온다. 3명의 장로는 너구리 변신학을 집대성한 『요괴대작전』을 실행할 것을 선언한다. 이 작전을 경험한 인간들로 하여금 다시 너구리에 대한 존경과 경외심을 품도록 함으로써, "뉴타운 개발 계획을 백지화" 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자! 과연!! 이후, 이들의 작전은 어떻게 될 것인가?!


보려고 미뤄미뤄 오던 영화를 이제야 보게 되었다. 초반은 지루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생각이 많아졌다. 너구리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 왜 한번도 보지 못했는지 이유를 이제야 알 것만 같다. 아니, 정말 너구리가 인간으로 변한 걸까? 재밌는 상상을 하게 되는, 그렇지만 상상에서 그치지 않고 깊이 들어가게 되는.

폼포코 너구리들은 숲에 살고 있었다. 때때로 너구리들끼리 영역 다툼을 벌였지만, 꽤나 평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폼포코 너구리들이 다른 너구리들과 다른 점은 변신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적재적소에 알맞은 것으로 변신해 위기를 헤쳐나가는 너구리들..! 하지만 변신술로도 막기 어려운 위기가 찾아온다. 바로 <뉴타운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는 것! 숲을 깎아, 그 자리에 아파트를 만든다는 재개발 프로젝트였다. 꼼짝없이 집을 빼앗길 위험에 처한 폼포코들은 공사를 직접적으로 방해하기 위해 작당을 모의한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요괴대작전>! 화려한 변장술로 거리에 나선 폼포코들은 사람들에게 겁을 주고, 놀래키고, 웃긴다. 그들의 방해로 재개발이 중단되는 줄 알았건만 뉴스에선 이러한 소동이 재개발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라 한다. 또한, 어이없게도 아무런 관련이 없는 놀이공원이 의심을 받고,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았던 놀이공원은 사람을 끌어모을 기회라며 그 의심을 반갑게 받아들인다. 너구리들이 노력한 하룻밤은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만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이 거듭해가면서 너구리들은 불안해진다. 그러면서, 두 그룹으로 갈라지게 되는데 인간 없애파!와 인간공존파!다. 사진 속 주황 조끼를 입은 곤타가 대표적인 인간없애파! 멤버이다. 우리의 터전을 해진 인간에게 똑갚이 되갚아줘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 주인공 쇼키치는 인간공존파!멤버이다. 인간을 꼭 죽여야 할까 생각하고 착한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는다. 그러므로, 인간과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너구리를 향한 사람들의 관심도 줄어든다. 재개발 프로젝트는 다시 진행되고 숲인 깎인 자리엔 커다란 아파트 단지가 세워진다. 그럼 너구리들은 어디갔냐고? 너구리들은 변신술을 이용해 사람들 틈에 섞여 살아가고 있다. 

퇴근을 하던 쇼키치는 하수구 틈으로 너구리 몇 마리가 들어가는 것을 본다. 깊은 밤이라 아무도 없겠다, 주위를 둘러보고 너구리들을 따라가는 쇼키치. 넓은 들판이 펼쳐진 곳에서 옛 친구들을 만난 쇼키치는 자유로움을 만끽한다.


극이 진행되면서 사회 비판, 블랙코미디로 이 영화를 재창작해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소재와 메세지가 이 장르랑 딱 어울려서. 애초에 사회비판을 위해 만든 작품이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재밌고 귀여운 부분도 많았으나 곱씹을수록 영화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씁쓸함 때문이었으리라. 사람들 속에 섞여 살 수밖에 없는 동물들, 옛 친구들을 만남과 동시에 넥타이와 수트를 벗어버리는 쇼키치.

(짚고 넘어가고 싶은 장면이 많은데 두 장면을 꼽았다!) 사람으로 치환해 생각해도 딱 맞다. 리뷰를 쓰며 영화를 다시 생각하니 슬퍼진다. 폼포코 너구리들아, 잘 지내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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