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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Aug 04. 2022

'우리' 행복할 수 있을까?<로그 인 벨지움>

2022년 49번째 영화

제목: 로그 인 벨지움(log in belgium)

감독: 유태오, 출연: 유태오

줄거리: 팬데믹 선포로 벨기에 앤트워프 낯선 호텔에 고립된 배우 유태오, 영화라는 감수성이 통한 가상의 세계에서 찾은 진짜 유태오의 오프 더 레코드


나왔을 때 보고 싶었는데 보지 못했다. ott 공개가 아니라 극장 개봉이었다는 것도 최근에서야 알았다. 아무쪼록 태오 배우의 영화를 볼 수 있어 좋았다. 정확히 말하면 유태오라는 사람을 알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다.

태오 배우의 일상과 독백을 보여주는 영화라 스포랄 것이 없다. 극을 거의 혼자 진행해나가기 때문에 지루할 수 있다. 나도 느끼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러나, 나에게 이 영화는 생크림 케이크 같이 담백했다. 나는 태오 배우가 연기하는 모습만 봐왔지, 그외의 유태오는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궁금했다. 인터뷰들을 보면 진중한 사람 같아서 이 사람을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 내 소원에 응답이라도 하듯 유태오는 이 작품을 찍었다. (사실, 이 영상은 상영 목적이 아니라 지인들과의 공유 목적으로 찍은 것이라고 한다)

유태오와 유태오의 대화, 일상으로 이루어진 이 영화는 무해하고 유했다. 덕분에 1시간 동안 힐링 그 자체. 유태오라는 사람을 알 수 있어 좋은 시간이기도 했다. 


팬데믹이 한창 진행중일 때, 나도 집에 있는 시간이 평소보다 많았다. 누워있기도, 그게 지루해지면 다른 걸 했다. 그러다 내가 멈춘 곳은 '나를 돌아보는'길목이었다. 그 길목은 어쩐지 수풀이 우거져 가고 싶지 않았는데 그제야 도달한 것이다. 팬데믹의 가장 좋은 점이었다. 집에서 나를 돌아볼 시간이 생긴단 것. 그동안 이것 저것 바빠 돌아보지 못했던 나를 돌아보고, 돌보았다. 필요한 시간이었다. 


나는 이런 영화가 좋다. 내면에 대해 깊게 탐구하는 영화. 그리 깊지 않더라도 나를 들여다보는 영화라면 대환영. 영화를 봄으로써 나도 날 생각할 시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태오의 다음 영화가 궁금하다. 생각 많은 유태오가 궁금하다. 소년미 넘치는 유태오가 궁금하고, 그 아래 유태오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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