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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Aug 24. 2022

혼란한 시대와 혼란한 소년,<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2022년 59번째 영화

제목: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a brighter summer day)

감독: 에드워드 양, 출연: 장첸(샤오쓰), 양정이(밍)

줄거리: 14살 소년 샤오쓰(장첸 분)는 국어 성적이 나쁘다는 이유로 중학교 주간부에서 야간부로 반을 옮기게 되고 ‘소공원’파와 어울려 다닌다. 그러던 중 샤오쓰는 양호실에서 밍(양정이 분)이라는 이름의 소녀를 만나게 된다. 소녀는 ‘소공원’파의 보스 허니의 여자로 허니는 샤오밍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조직인 ‘217’파의 보스를 죽이고 은둔 중이다. 보스의 부재로 통제력을 상실한 ‘소공원’파는 보스 자리를 두고 혼란에 빠지고 돌연 허니가 돌아오게 되면서 ‘소공원’파 내부와 ‘217’파간의 대립이 격해진다. 그리고 밍을 사랑하게 된 샤오쓰도 이들의 싸움에 휘말리게 되는데…


한창 영화 추천을 받을 때, 이 영화의 이름이 자주 등장했다. 제목 자체는 흥미로웠으나 아주 긴 러닝타임때문에 고민했었다. 더는 미룰 수가 없어 각 잡고 봤다. 뭔가 큰 산 하나 넘은 기분. 이만큼 긴 영화는 처음이라구요!(관람하신 분의 말에 의하면 이 영화는 인터미션이 있다고 한다.) 이 영화는 실제로 있었던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대만에서 벌어진 첫번째 미성년자 살인사건으로, 영화에서처럼 남학생이 여학생을 칼로 찔러 죽였다.)

사건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나 담담한 시선으로 스크린에 담는다. 그래서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내가 그랬다. 세 시간을 넘어가면서 살짝 졸아버린.) 그럼에도 내가 이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었던 건 영화 자체가 신선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영화가 긴 점이 단점이자 장점이다. 긴 만큼 개연성은 당연히 보장할뿐더러 혼란한 시대적 배경과 맞물려 인물들의 삶도 혼란하게 흘러간다. 일본의 지배가 끝난 후, 중국의 지배를 받고 있는 대만은 혼란 그 자체이다. 어른들은 자식들이 힘든 삶을 살길 원치 않았다.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을 보호해야 했고, 그래서 택한 방법이 조직을 만들어 권력에 편승하는 것이다. 그러나 권력 안에서 아이들은 자신을 보호하지 못한다. 돈에 휘말리고 폭력에 노출되며 위태한 삶을 산다. 그 와중에 장천은 자신의 마음을 뒤흔드는 아이 밍을 만난다. 밍 또한 장천 못지 않게 복잡한 인물이다. 영화를 보면 걸쳐있지 않은 사건이 없을 정도. 

장천은 어떤 사건으로 인해 밍과 멀어진다. 장천의 친구 집에서 산다는 밍을 질투하고, 괜히 친구에게 화도 낸다. 장천은 마침내 밍을 가장 폭력적인 방법으로 해치고 만다.


역시나 역사적 배경과 더불어 해석이 있다. 해석 읽어보면서 내 생각도 정리해봐야겠다. 그런데 해석이라..시대적 배경에 비추어 보지 않아도 충분히 혼란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성장담도 혼란기도 아닌 애매한 이야기. 다음 번에는 졸지 않게 영화관에서 보고싶네. 심심하지만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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