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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Aug 30. 2022

영원히 '기억'할 수 있는 곳,<2046>

2022년 64번째 영화

제목: 2046(2046)

감독: 왕가위, 출연: 장쯔이(바이 링), 장첸(cc1966), 기무라 타쿠야(탁), 유가령(루루/미미), 양조위(주모운), 왕페이(왕 징 웬/wjw1967), 베이 로건, 장만옥(slz1960), 공리(수리 첸), 둥제(왕지웬)

줄거리: '2046년 미래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쓰는 작가 '차우'는 평소 진정한 사랑을 하지 않고 많은 여성과 일회적인 만남만 지속한다. 같은 호텔에 묵고 있는 '바이양'과도 육체적인 관계만 즐기지만 '바이양'은 진심으로 그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던 중 호텔 사장의 딸 '징웬'의 도움을 받아 소설을 함께 쓰기 시작한 '차우'는 어느새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차우'의 다양한 사랑 이야기가 투영된 소설의 결말은 무엇일까


왕가위 영화를 많이 봤는데 이 영화는 보지 못했다. 다른 작품들에 비해 덜 알려진 작품이기도 했고(왜냐면, 내가 이 영화 이야기를 가장 나중에 들었다.),평이 갈렸기 때문이다. 점점 궁금해지는 이 영화..당연히 봐야했다.

차우는 돈벌이로 신문에 외설적인 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2046>은 그런 차우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46>은 영원히 '기억'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으로 향하는 사람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자신이 기억하고픈 것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기 때문. 그러나 한 남자가 다시 돌아오려한다.


1. 바이 링과의 사랑

바이 링은 차우가 묵는 호텔의 옆방에 묵게 된 여자이다. 도도해보이는 여자인데 자꾸만 눈길이 간다. 하루는 차우의 직장동료가 호텔에 놀러왔었는데 그녀를 보고 반한다. 그것때문에 해프닝이 생겨 바이 링에게 사과를 하지만 받아주지 않는다. 능글능글한 말로 사과 아닌 사과를 건네는 차우는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다.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고 뜨거운 밤을 보내는 날도 늘어난다. 차우는 뜨거운 밤을 보낼 때마다 세탁비로 쓰라며 여분의 돈을 준다. 바이 링은 이런 거 주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데도 빚지기 싫다며 돈을 꼭 건넨다. 자신을 매춘부 취급하는 차우가 미워지곤 하는 바이 링이다. 바이 링은 그런 차우에게 점점 끌리고 둘은 진지한 만남을 갖게 된다. 진지한 바이 링의 마음을 흔든 것은 차우 친구의 말이었다. "차우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차우는 당신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잠자리를 가진 후의 태도며, 몇 가지 말로 미루어보아 바이 링 자신을 가볍게 대하는 것 같았다. 그날도 차우는 바이 링에게 여분의 돈을 건넸다. 바이 링은 화를 냈다. 이 돈 주지 않아도 된다고. 안 주고도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거 아니냐고! 차우는 여유 넘치는 표정으로 빚지기 싫다고 말한다. 바이 링은 자신을 진지하게 생각해줄 수 없냐고 묻는다. 당연히 대답은 노. 그 밤을 끝으로 둘은 만나지 않게 된다.

2. 왕징웬과의 사랑

바이 링이 떠나고 얼마 안 가 새로운 사랑이 찾아왔다. 호텔 사장의 첫째 딸인 왕징웬이 돌아온 것이다. 왕징웬은 전에 일본 남자와 사랑에 빠졌었다. 결혼을 생각했던 둘은 호텔 사장의 반대로 하지 못했다. 그때 오페라 음악이 크게 울려 퍼졌었지. 왕징웬은 또 다시 일본말을 중얼거렸다. 왕징웬은 아빠의 눈치를 보며 호텔로 편지를 주고 받았다. 차우는 그를 돕기 위해 편지의 주소를 자신의 방으로 하라고 알려준다. 사랑의 다리가 되어준 차우를 위해 무언가를 돕겠다는 왕징웬. 마침 왕징웬도 소설 쓰기가 취미인 사람이라 차우가 소설쓰는 것을 돕는다. 그는 차우보다도 외설적인 것을 잘 썼다. 서로 도우며 글을 쓰던 둘. 차우는 <2046>에 몰입해 남자 주인공에 자신을 대입한다. 차우는 왕징웬과 떠나고 싶다. 그때 즈음, 왕징웬의 결혼 소식이 들려온다. 차우는 이제 깨달았다. 소설 속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과 함께 떠나지 않는 이유가 다른 사랑이 있어서였다고. 사랑은 타이밍이라더니, 차우는 그렇게 왕징웬을 떠나보낸다.


3. 소려진과의 사랑

왕징웬과의 쓰디쓴 사랑으로 마음의 생채기가 난 차우는 도박에 빠진다. 도박판에 '검은 거미'라고 불리는 여자가 있다던데 누구지? 차우는 그를 만나고 싶어한다. 차우는 도박에 빠져 살다 우연히 '검은 거미'라고 불리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 그의 이름은 소려진. 차우는 그의 이름을 듣고 옛 사랑과의 추억에 빠져든다.

둘은 이곳저곳에 깔린 도박판을 다니며 몫을 두둑이 챙긴다. 소려진은 자신에게 잘해주는 차우를 사랑하게 된다. 언제나 그랬든 차우는 깊은 사랑을 멀리했기에 소려진과의 사랑도 멀리 보내준다.


다른 이야기가 더 있지만 이 내용들은 영화를 직접 보셨음 좋겠다.

<2046>..누군가 <화양연화>에 비해 많이 가벼워보인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 평가가 이해갔다. 나는 <2046>속 차우를 매우 싫어한다. 고독한 척, 안쓰러운 척, 자기에게 동정가지는 캐릭터라 정이 가지 않는다. 좋은 점은 왕가위 영화의 집합체라는 것이다. 구석구석 왕가위 작품들의 오마주가 숨겨져 있다. 그걸 찾는 재미가 아주 쏠쏠~배우부터 자기 작품에 등장시킨 배우들이라 반갑기도 했고~

역시 분위기 하나는 죽인다. 사이버펑크 시대 느낌나는 소설 분위기가 정말 묘했다.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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