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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Aug 31. 2022

고양이랑 결혼을 하라고?<고양이의 보은>

2022년 66번째 영화

제목: 고양이의 보은(the cat returns)

감독: 모리타 히로유키, 출연: 이케와키 치즈루(하루), 하카마다 요시히코(바론/훈베르트 폰)

(출연하는 고양이가 많아 배우 표기 대신 배역 표시로 대신하겠습니다!)

줄거리: 17살 평범한 여고생 '하루'. 매일 매일이 따분하기만 하고 즐거운 일이 하나도 없다. 그날은 늦잠 자서 학교도 지각하고, 친구들 앞에서 창피까지 당하고 정말 우울한 날이었다. 그런데 집에 가는 길에 우연히 트럭에 치일 뻔한 고양이를 구해주었는데 그 고양이가 몸을 툴툴 털고 일어나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게 아닌가. 그 순간부터 그녀의 일상은 이상한 일로 변화가 생겼다. '하루'가 구해준 고양이가 고양이 왕국의 '룬' 왕자라는 것이다. 그 날밤 '하루'의 집에 찾아온 고양이 떼는 자신들의 왕자를 구해준 보답으로 '하루'를 '룬'왕자와 결혼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앞으로는 행복한 일들만 일어날 것이라는 이상한 말을 남긴 채 사라졌다. 다음 날부터 '하루'는 고양이들이 적극적인 감사인사에 휩싸여 정신없이 보내게 된다. 그러던 중 이상한 목소리에 이끌려 고양이 왕국으로 초대되었다. 늘 깜짝 놀랄 만한 일을 기대해왔던 '하루'에게 진짜 신기한 일이 생긴 것이다. 고양이 떼에 끌려 들어간 고양이 왕국은 고민도 없고 바쁜 일도 없고 즐거운 일만 가득한 천국 같은 곳이었다. 맛있는 것 실컷 먹고 매일 열리는 파티에 싫은 것은 모두 잊어버릴 수 있는 새로운 세계에서 '하루'는 갑자기 고양이가 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에 빠진다. 고양이 왕국의 남작 '바룬'처럼 멋진 신사의 호의도 받고 뚱땡이 '무타'의 재롱도 볼 수 있어 좋았다. 그런데 고양이 왕국의 대왕이 '하루'를 며느리 감으로 생각하고 '룬' 왕자와 결혼시키겠다고 하자 고민에 빠진다. 고양이 세계에서 대한 호기심도 잠시. 평생 고양이로 사는 것은 끔찍한 일이 아닌가. 과연 '하루'는 인간의 세계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요것도 <마루 밑 아리에티> 추천해준 친구가 추천해줬다. 지브리는 무거운 애니가 있는 반면 이렇게 가벼운 만화도 있어 보기가 편하다. 러닝타임도 짧고!

하루는 늦잠자기 좋아하는 학생이다. 어느날, 학교가 끝나고 집에 가던 중 고양이 한 마리를 채로 구한다. 구했는데 채가 부러지면서 고양이를 놓친다. 고양이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뒤따라가는데, 충격적인(?)모습을 보게 된다. "저를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하는 고양이다. 이게 맞는 건가? 하루는 궁금증을 가득 품은 채로 집에 온다. 그날 밤, 잠결에 큰 소리를 들은 하루는 바깥으로 나간다. 이건 또 뭐람? 고양이들이 모여 북적북적 행진 중이다. 잠 덜 깬 하루를 보더니 우리 '왕자'님을 구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는 게 아닌가. 그렇다, 아까 낮에 하루가 구한 고양이는 고양이 왕국의 룬 왕자였다. 

다음 날 아침, 어젯밤 일은 모두 꿈이구나 싶었는데...집 마당엔 강아지풀이 한아름 피어있고, 친구의 집엔 나무가 쌓여있다. 게다가 하루가 학교가는 길에도 고양이들이 따라 붙었다. (호위해주는 냥이들) 하루의 사물함엔 선물 상자가 가득했다. 떨어뜨린 선물 상자에선 쥐가 찍찍! 


청소시간 뒤뜰에 쓰레기를 버리러 간 하루는 통통한 갈색 고양이 한 마리를 본다. "룬 왕자님과 결혼하시겠어요?" 고양이는 결혼을 제안하러 하루를 찾아온 것이다. 잠시동안 상상에 빠진 하루. 고양이 왕국에 가면 놀기만 할 수 있겠지? 누워만 있고? 신나는 생각에 잠시 결혼 이야기는 잊은 하루. 하루의 애매한 답변때문에 고양이는 하루가 결혼을 승낙한 것으로 착각한다. 고양이 왕국으로 오고 싶으면 "사거리 흰색 고양이"를 찾아 고양이 사무소로 오라고 한다. 운이 좋은 하루는 단번에 흰색 고양이를 찾아 고양이 사무소로 오게 된다. 

하루를 고양이 사무소로 데려다 준 고양이는 무타, 늠름한 신사 고양이는 바론, 밤이 되면 동상에서 새로 변하는 까마귀 토토까지 신기한 동물 친구들을 만난다. 그들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던 중, 낮에 본 갈색 고양이와 동료들이 나타나 하루를 데려간다. 그렇게 고양이 왕국으로 오게 된 하루. 크나큰 왕국을 보고 여기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한다. 갑자기, 시녀 고양이 유키가 나타나 이곳을 빠져나가라고 한다. 오잉오잉하는데 갈색 고양이와 동료들이 하루를 찾아왔다. 하루는 그대로 성으로 들어가게 된다. 본격적인 결혼식 준비를 하는 하루. 하루는 분명 결혼을 하겠다고 안했는데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그때, 고양이 왕국의 왕인 폰이 나타난다. "내 아들과 결혼해주어 고마워요." 감사인사를 들었을 때부터였을까. 하루의 생김새가 점점 고양이가 되어갔다.


룬 왕자를 기다리며 폰은 축하 고양이들의 공연을 본다. 그러나 하나같이 모두 형편이 없다. 왕에게 불호령을 들을까 하나둘 뒷걸음질치는데 그 사이에서 고양이 하나가 나온다. 고양이는 대범하게 하루와 춤을 춘다. 난생처음 황홀함에 빠진 하루는 고양이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다. "하루, 널 잃지마." 마치 자신의 마음을 읽은 듯한 고양이의 말에 정신을 차리는 하루. 정신을 차리고보니 함께 춤을 추는 고양이는 바론이다. 소리에 민감한 폰의 귀에 이런 말이 들어가자 본격적인 싸움이 벌어진다. 탑도 무너뜨리고, 각종 어지러운 상황을 만들지만 하루는 현실세계로 돌아온다. 하루는 더이상 전처럼 살지 않는다. 자신에게 더 집중하고 사사로운 감정은 흘려보내며 말이다.


세상 귀여운 만화다. 누구나 한번쯤 이런 상상을 해본 적 없을까. 꼭 고양이는 아니더라도 동물나라에 가서 살고싶은 그런 상상 말이다. 그런 사람들의 상상을 해소해주는 작품이 이거 아니었을까 싶다. 위험도 담고 재미도 담아 조금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만약 재미나 위험 둘 중 하나에 치우쳐져 있었다면 비현실적이라 느꼈을 것이다.)아무쪼록 재밌었다. 현실세계로 돌아온 하루가 많이 컸다. 고양이 왕국에 다녀온 시간을 외면하지 않고 자기의 시간들이라며 받아들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 기특한 하루, 어디서나 너만의 방식으로 이겨내며 받아들이길..!

+)그나저나 영제가 the cat returns 인데 고양이들 언젠가 돌아오는 거 맞죠?? 언제오냥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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