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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May 20. 2021

여정의 끝엔 햇발이 든다 <1917>

2021년 23번째 영화

제목: 1917

감독: 샘 멘데스, 출연: 조지 맥케이(스코필드), 딘-찰스 채프먼(블레이크)

줄거리: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17년. 독일군에 의해 모든 통신망이 파괴된 상황 속에서 영국군 병사 '스코필드'(조지 맥케이)와 '블레이크'(딘-찰스 채프먼)에게 하나의 미션이 주어졌다. 함정에 빠진 영국군 부대의 수장 '매켄지' 중령(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 '에린무어' 장군(콜린 퍼스)의 공격 중지 명령을 전하는 것! 둘은 1600명의 아군과 '블레이크'의 형(리차드 매든)을 구하기 위해 전쟁터 한복판을 가로지르며 사투를 이어가는데...


나는 전쟁 영화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제 1차 세계대전을 다루는 영화가 흔치 않고, 예고편을 보면서 마구마구 끌렸기 때문에 이 영화를 극장에서 두 번이나 봤다. 흐어 그 중 한 번을 아이맥스로 봐서인지 이후에 다른 곳에서 보는 것들은 성에 차지 않는다...ㅠㅠ영화를 보고 있자면 내가 스코필드와 블레이크와 함께 이 고된 여정을 떠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스코필드와 블레이크는 상관으로부터 중요한 임무를 부여 받게 된다. 그건 바로 영국군 수장에게 공격 중지 명령 쪽지를 전하는 것! 이 공격을 막으면 다른 대대에 있는 블레이크의 형도 구할 수 있다. 최대한 빨리 영국군 대대에 도착해야 하는 둘은 산을 넘고 강을 건너 폭탄을 맞으며 여정 길에 오른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칼에 찔린 블레이크는 도중에 죽는다. 그렇게 혼자 길을 떠나게 된 스코필드.

다행히 아군을 만나 목적지까지의 시간을 단축하게 된...줄 알았지만 당연히 총격전이 일어났고, 그걸 피해 달아난 집에서도 총격전이 일어난다. 계단에서 넘어진 스코필드는 기절을 했다 캄캄한 밤에 눈을 뜬다. 아직도 머리가 얼얼한 스코필드는 총격을 피해 달아나다 건물 지하에 숨는다. 그런데 그 지하에는 놀랍게도 한 여인과 아기가 살고 있었다. 그녀에게 상처 치료를 받은 스코필드는 그녀에게 여기서 더 쉬다가란 부탁을 받지만 갈 길이 바쁘므로 출발한다. 

그렇게 산전수전을 모두 겪으며 영국군 대대에 도착한 스코필드는 쪽지를 전하러 중령에게 향한다. 그러나 대대는 이미 공격을 준비하고 있고, 빽빽한 군사 진영을 뚫어야 중령을 만날 수 있다. 엄청나게 먼 길을 돌아 중령을 만나 명령을 전하지만 이 많은 대대원들에게 명령을 전하는 것은 힘들었다. 결국, 크게 공격이 터진 뒤에야 명령을 전달할 수 있었고 가까스로 공격은 중단된다. 공격이 중단되고, 스코필드는 영국군 대대에 속해있던 블레이크의 형을 만나러 간다. 블레이크의 형에게 블레이크의 사망 소식을 알리고 블레이크가 죽으면서 맡긴 편지도 전달한다. 모든 임무를 마친 스코필드는 꽃이 흐드러지게 핀 꽃밭에서 가족들의 사진을 보며 햇발을 받는다.


내가 전쟁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잔인함 때문이었다. 잔인함을 부각해 전쟁의 폐해를 보려주는 목적이라는 것을 잘 안다. 전쟁이 얼마나 무섭고 잔인한 것인지를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끔찍함을 극대화해 그 대상을 부각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기억에 오래 남을 수는 있지만 그런 것을 부각해봤자 도드라지는 것은 혐오와 트라우마뿐이다. 이해는 한다. 왜 그런 기법을 쓰는 지 말이다. 그러나 1917은 달랐다. 전쟁의 잔인함도 잔인함이지만 그 속에 속한 인간들의 희로애락을 보여주면서 그들의 마음에 동감할 수 있게 한다. 또, 롱 컨티뉴어스 샷 촬영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그들을 따라다닌다는 느낌을 들게 하는데, 왠지 그들의 여정에 함께 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실감난다. 나는 이 영화에서 마지막 장면을 좋아하는데, 그냥 스코필드에게 수고 많았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여러가지 감정이 드는 장면이기도 했고. 세 번이나 볼 정도로 좋은 1917. 기회가 된다면 극장에서 더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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