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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Mar 03. 2023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2023년 17번째 영화

제목: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pan's labyrinth)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출연: 이바나 바케로(오필리아), 세르지 로페즈(비달), 아리아드나 길(카르멘), 마리벨 베르두(메르세데스), 알렉스 앵걸로(페레이로 박사), 로저 카사 마조(페드로), 마놀로 솔로(가르세스), 세자르 베아(세라노)

줄거리1944년 스페인, 내전은 끝났지만 숲으로 숨은 시민군은 파시스트 정권에 계속해서 저항했고 그들을 진압하기 위해 정부군이 곳곳에 배치된다. ‘오필리아’는 만삭의 엄마 ‘카르멘’과 함께 새아버지 ‘비달’ 대위가 있는 숲속 기지로 거처를 옮긴다. 정부군 소속으로 냉정하고 무서운 비달 대위를 비롯해 모든 것이 낯설어 두려움을 느끼던 오필리아는 어느 날 숲속에서 숨겨진 미로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을 “산이고 숲이자 땅”이라 소개하는 기괴한 모습의 요정 ‘판’과 만난다. 오필리아를 반갑게 맞이한 판은, 그녀가 지하 왕국의 공주 ‘모안나’이며 보름달이 뜨기 전까지 세 가지 임무를 끝내면 돌아갈 수 있다고 알려주면서 미래를 볼 수 있는 “선택의 책”을 건넨다. 오필리아는 전쟁보다 더 무서운 현실 속에서 인간 세계를 떠나 지하 왕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하게 되는데… 용기, 인내, 그리고 마지막 임무… 판의 미로가 다시 열리고,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진다!


친구의 추천으로 본 영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영화는 왜인지 나를 자꾸 스쳐갔는데 이번이 기회다 싶어 꽉 잡았다. 셰오워도 조만간 꼭 볼 수 있게 해주세요.(진지)

1944년, 스페인 내전은 멎었지만 시민군은 산에 숨어 들어 파시스트 정권과 맞서는 중이었다. 그 혼란한 틈에 오필리아와 엄마는 비달이 이끄는 군대의 은신처로 온다. 오필리아의 엄마가 임신 중이라 안정을 취해야 했기 때문이다. 차에서 내린 오필리아는 숲을 걷다 날갯짓이 요란한 벌레를 발견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무서워했겠지만 오필리아는 무섭지 않다. 벌레가 향하는 곳으로 갔다 은신처의 가정부인 메르세데스에게 들킨다. 그날 밤, 오필리아에게 낮에 본 벌레가 날아온다. 오필리아는 벌레를 요정으로 생각해 무서워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니, 벌레는 진짜로 요정이다. 요정을 따라 숲으로 들어가는 오필리아. 그곳에서 괴상하게 생긴 요정 판을 만난다. 판은 오필리아를 공주님이라고 부르며 극진히 대한다. 오필리아가 공주라는 증거는 왼쪽 어깨의 달 표식이다. 그러면서 오필리아에게 몇 가지 과제를 수행하면 지하왕국 공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설득한다.임무 전달과 함께 책 한 권을 주는데 오필리아의 임무와 미래를 말해주는 책이다. 재밌었던 오필리아는 요정의 말을 듣기로 한다. 우선 첫 번째, 나무의 뿌리에 살며 무화과나무를 말라 죽게 하는 두꺼비를 찾아 마법의 돌을 먹이고 열쇠를 찾아오는 것! 무사히 수행했지만 그날, 아빠의 손님 초대가 있어 한 단장은 엉망이 되고 만다. 엄마한테 혼이 났지만 오필리아는 괜찮다. 이제 두 번째 임무를 수행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임무 대신 책은 핏빛 미래를 그리고, 그 순간 오필리아의 엄마는 심한 하혈을 한다. 엄마가 아파 판을 찾아갈 수 없는 오필리아를 대신해 판은 오필리아를 직접 찾아온다. 오필리아의 사연을 들은 판은,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식물, 만드레이크의 뿌리를 주며 매일 우유와 함께 담군 뒤 피를 두 방울씩 떨어뜨려 엄마 침대 머리맡에 두라고 한다. 대망의 두 번째 임무! 요정 3마리, 모래시계, 분필을 주면서, 그 장소에 차려진 진수성찬을 절대 손대선 안된다며 경고한다. 

분필로 문을 그려 어느 장소에 도착한 오필리아. 그곳에 사는 괴물은 벽화로 짐작할 수 있듯 아이들을 잡아먹는다. 오필리아는 그곳에 차려진 진수성찬을 못 본 체 할 수 없다. 그렇게 포도 두 알을 먹어버리고, 괴물은 인기척에 눈을 뜬다(?) 시간이 지체된 오필리아는 제 시간 안에 나올 타이밍을 놓치고 받은 분필로 문을 그려 탈출하게 된다. 하지만, 음식을 먹은 벌로 요정 두 마리를 잃는다. 그걸 안 판은 더이상 오필리아에게 기회를 줄 수 없다고 한다. 오필리아가 울며불며 용서를 구하지만 통하지 않는다.

판이 시키는 대로 한 덕에 엄마의 상태는 하루가 다르게 좋아진다. 실은 비달은 아내의 상태따위는 안중에 없다. 자신의 대를 이을 수 있는 아들을 낳아주기만 하면 됐으니까. 여느 때와 같이 침대 밑에서 만드레이크가 담긴 그릇을 갈아주고 있는데 비달이 오필리아의 다리를 쑤욱 뺀다. "거기서 뭐하는 거냐!" 만드레이크 뿌리를 발견한 비달은 오필리아를 호되게 혼낸다. 엄마는 오필리아에게 현실은 동화같지 않다고, 그만하라고 소리친다. 그러고선 만드레이크 뿌리를 벽난로 안으로 넣어버리는데, 타들어가는 만드레이크 같이 엄마의 몸에도 타들어가는 통증이 찾아온다. 오필리아의 엄마는 출산을 마친 뒤, 숨을 거둔다. 오필리아가 기댈 곳은 메르세데스 뿐이다. 오필리아는 메르세데스가 숲속의 시민군을 도와주는 것을 안다. 오필리아도 그걸 지지하기에 비달에게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시민군의 자백으로 메르세데스가 시민군들을 돕는다는 것을 알게된다. 메르세데스를 도운 의사는 비달에 의해 죽는다.목숨이 위험해진 메르세데스는 오필리아를 데리고 떠나려하지만, 비달에게 발각된다. 오필리아는 감시를 당하고 메르세데스는 창고에 묶인다. 방심한 비달은 메르세데스의 공격을 받고 피를 흘린다. 그 틈을 타, 숲으로 달아나는 메르세데스. 오필리아는 판의 임무를 받아 동생을 데리고 도망치려던 참이었으나 비달에게 들킨다. 비달을 피해 미로로 들어갔지만 피하지 못한다. 순수한 피를 바치는, 마지막 임무까지 수행한 오필리아는 지하왕국의 공주로 다시 태어난다. 친절과 온화함으로 왕국을 다스리는 오필리아를 모두가 사랑한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스토리가 녹아들어갔다. 전쟁이라는 비극적 상황 덕에 오필리아의 환상이 더욱 극적으로 그려진다. 전쟁이라는 배경때문에 보기 전부터 이 영화는 해피로 끝날 수 없겠구나 싶었다. 현실로 따지면 새드지만 오필리아는 지하왕국 공주가 되었으니 환상에선 해피인 건가. 영화에선 오필리아가 겪은 동화같은 이야기가 현실이라고 묘사되었지만 실제였으면 현실이 갑갑해 만든 환상이라고 생각하니 머리가 띵하다. 전쟁이든 가족이든 어린 오필리아에게 가혹했을 것이다. 상상 이상으로 말이다.

세상 모든 오필리아의 행복을 빈다. 지하왕국에서는 꼭 행복해야 해. 요정 친구들이랑 맘껏 뛰어 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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