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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Apr 07. 2023

너에게 내 살을 내어줄 수 있다면,<본즈앤올>

2023년 24번째 영화

제목: 본즈앤올(bones and all)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출연: 테일러 러셀(매런 이얼리), 티모시 샬라메(리), 마크 사이런스(설리), 클로이 세비니(자넬 이얼리)

줄거리사랑에 굶주린 소녀와 소년의 뼛속 시린 첫사랑 열여덟 살이 된 매런은 유일한 가족인 아빠마저 곁을 떠나자 한 번도 보지 못한 엄마를 찾는 길에 오른다. 절망 가운데 자신과 같은 식성을 가진 소년 ‘리’를 만나고, 동행하는 길 위에서 사랑을 느끼지만 매런에게 사랑은 늘 파멸과 마찬가지였기에 이 감정을 숨길 수밖에 없다. 평범한 삶을 갈구하는 매런은 리와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을까? 이 길의 끝에서 매런은 고대하던 것을 찾을 수 있을까?


개봉 당시, 드림 영화 2차 찍느라 보지 못한...한이 남은 영화....나의 티모테...♡다운 받아 볼 수 있어 다행이다. 티모테가 연기하는 식인인간은 어떨지, 처음 보는 테일러 러셀의 연기는 어떨지 궁금했다.

오늘 밤도 바삐 떠나는 매런. 매런은 '식인'식성을 가지고 있어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그날도, 친구 집에 놀러 갔다 손가락을 먹어치우는 바람에 집으로 곧장 달려왔다. 눈을 떠보니, 아버지는 매런을 두고 멀리 가버렸다. 이제 그는 혼자다. 엄마에 대해 알고 싶었던 매런은 버스 표를 끊는다. 늦은 밤, 한 마을에 도착한 매런.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부른다. 그는 자신을 설리라고 소개하면서 너의 냄새를 맡았다고 한다. 이터(eater, 영화 속에서 식인을 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말)는 이터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으므로. 설리의 집에 간 매런은 으스스함을 느낀다. 그러나, 설리는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자신의 식인 습관에 대해 설명하고는 숨이 붙어있는 여자를 뜯어먹는다. 그의 고독함을 이해한 듯, 매런도 옆에서 함께 뜯는다. 이후, 그가 먹은 사람들의 머리칼을 꼬아 다니는 것을 보고 께름칙함을 놓을 수 없던 매런은 그를 떠난다. 

버스를 타고, 마트에 온 매런. 그곳에서 한 남자가 다른 손님에게 시비를 거는 것을 보게 된다. 매런도 나서서 한마디 하지만, 힘이 없어보이는 그를 무시하는 남자. "내가 당신을 밖에 나가게 할 거야!" 라며 당당히 소리치는 소년, 리. 그를 본 매런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조금 이따 그를 다시 만나 말한다. "우리, 같구나." 서로를 알아본 둘은 동행을 시작한다. 우선은, 매런이 가고픈 곳으로.

매런은 할머니 집으로 향한다. 당황스럽게도 할머니는 매런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매런의 아빠도 별다른 이야기를 해주지도 않았고. 아는 것은 단지 매런의 엄마가 자발적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얘기 뿐이다. 그 길로 매런과 리는 정신병원으로 향한다. 매런은 엄마가 자기 자신의 팔까지 뜯어먹은 것을 보며 충격에 빠진다. 나는, 이런 정신병자같은 삶을 살지 않을 것이라고. 누군가를 물어뜯지 않을 것이라고 소리친다. 매런은 그 첫번째 준비로 리를 떠나기로 한다. 둘은 다시 만날 운명이었지만 말이다. 다시 만난 둘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사랑을 표현한다. 이제는 서로의 모든 것을 껴안을 수 있을 것만 같다.

행복한 가정을 꾸린 둘 앞에 설리가 나타난다. 설리는 전에도 한 번 매런 앞에 나타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같은 수법이다. 그때, 매런의 눈에 막 도착한 리가 들어오고, 설리가 방심한 틈을 타 리는 그의 숨통을 막는다. 설리가 들고 있던 칼로 그를 마구 찌르는 매런. 그 과정에서 리도 심각한 부상을 입고 피를 흘린다. 병원에 가야 하지만, 참혹한 현장에 누구도 부를 수 없다. 리는 결의에 찬 목소리로 자신을 먹어달라고 애원한다. 너라면 내 살을 다 줄 수 있다고 말이다. 매런은 그럴 수 없다며 울부짖지만 그의 간절함을 무시할 수 없다. 매런의 입으로 그의 살이 들어갔고, 둘은 비로소 하나가 되었다. 꼭 같은 사람이다.


소재 자체가 강해 호불호가 갈린다고 들었는데 나는 호였다. 흥미로웠다. 식인을 단순 잔인한 소재로만 바라보지 말자고 다짐한 게 큰 역할을 했다. 두 주인공이 얼마나 외로웠을지 생각했다. 식인을 하기 때문에 사회에 철저하게 고립된 그들을 완전히 이해할 순 없지만, 완벽히 다른 특성 덕에 둘은 서로를 알아볼 수 있었다. 매런이 리를 먹는 장면부터 엔딩 장면까지 좋았다. 영원히 행복한 거라고 넣어둔 장면 맞죠?(응 이라고 해) 티모시, 테일러 둘다 연기 참 잘했다. 티모시는 콜바넴 이후 감독과 두번째 호흡인데 너무 잘한다.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진짜 잘해서..ㅋㅋ 후..소년미 낭낭하면서 상처 입은 야수같은 깊은 눈을 잘 현해냈다. 테일러도 마찬가지로 눈에서 슬픔이 느껴진다. 웃는 장면에서도 어딘가에 슬픔을 숨겨둔 사람마냥 울 것 같았다. 우째..애기들....행복해라..하나가 되었으니...사랑해라..그저 그렇게 똑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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