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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Apr 08. 2023

<개인의 동일성과 불멸성에 관한 대화>

2023년 2번째 책

제목: 개인의 동일성과 불멸성에 관한 대화

작가: 존 페리


영혼의 불멸이라는 주제는 인간이 사고를 시작한 이후 줄곧 인간의 주된 관심사 중 하나였다. 최근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영혼과 개인의 동일성이라는 형이상학적 문제가 다시 중요시되고 있다. 논리학, 언어철학, 형이상학, 심리철학 분야에서 상당한 공헌을 한 철학자이자 스탠퍼드대학 언어정보연구센터CSLI 소장을 역임한 존 페리는 어느 철학교수가 죽기 전 사흘 밤 동안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이야기를 통해 죽어서 신체가 없어진 후에도 동일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가 하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또한 저자는 존 로크, 조지프 버틀러, 시드니 슈메이커, 버나드 윌리엄스 등의 수많은 저술과 논문에 드러난 개인의 동일성에 관한 논변을 플라톤의 《대화편》과 같은 형식으로 녹여내어 논의를 더욱 입체적이고 심도 있게 만들었다. 저명한 철학자들의 논의를 대화라는 형식에 담아 좀 더 쉽고 호소력 있는 이야기를 탄생하게 된 것이다.


철학의 세계로 온 걸 환영한다는 친구의 책 선물. 제목부터 어마어마하게 다가왔다. 이왕 하기로 한 거 첫 단추 잘 끼워봐야지! 당찬 결심과는 달리 책을 읽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제에서야 다 읽었는데, 몇 번 더 읽어봐야할 책이다. 그레천은 신체(물질)의 동일성을, 샘은 정신(비물질)의 동일성을, 코엔은 기억의 동일성을 주장했다. 서로 논변을 펼치는데 엄청나다. 철학 입문자인 나는 이리저리 휘청거렸지만 읽고나서 느낀 것은 나 또한 신체의 동일성을 주장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우선, 신체가 달라지면 사람들은 나를 나로 알아보지 않을 것이다. 송중기 얼굴이라면 송중기로, 레이첼의 얼굴이라면 레이첼로 알아볼 것이다. 설령, 그가 나의 기억을 가지고 있더라도 말이다. 받아들인대도 그것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내 뇌를 이식한다 해서 다른 사람의 몸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을 나라고 부를 수 있을까? 나아가 내 뇌를 이식 받더래도 그 사람은 그 사람만의 경험을 쌓아 살아갈텐데 온전한 나라고 부를 수 있을까? 정신, 기억의 동일성도 어느 정도 동의하는 바이나 신체를 따라가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럴 수 있구나~저럴 수 있구나~생각해야하는데 정착해버린 건가 허허. 아무쪼록 논변 위에 논변 쌓는, 그것도 밀도있게 쌓는 책은 처음이었다. 몇 번 더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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