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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May 05. 2023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아이들은 즐겁다>

2023년 33번째 영화

제목: 아이들은 즐겁다(kids are fine)

감독: 이지원, 출연: 이경훈(다이), 박예찬(민호), 홍정민(유진), 박시완(재경), 옥예린(시아)

줄거리신나는 만남, 함께 한 여행, 그리고 마지막 인사 “고마워” 어딘가 아파서 병원에 있는 엄마와 항상 바쁜 아빠, 조금은 외롭지만 새로 전학간 학교에서 만난 친구들 덕분에 9살 다이는 즐겁다. 어느 날, 엄마와의 이별이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을 느낀 다이, 친구들과 함께 엄마를 만나기 위해 어른들 몰래 여행을 떠난다. 9세 인생 최초! 전재산을 탈탈 털어 떠난 여행, 그리고 엄마와의 만남 끝에 기다리고 있는 마지막 인사.


개봉 당시 보고팠던 작품인데 주변엔 걸리는 상영관이 없어 아쉽게 보지 못했다. 넷플릭스에도 올라왔고, 오늘은 어린이날이니 이 작품을 볼 최적의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체하지 말고 고고~!

친구들하고 잘 지내고 받아쓰기도 백 점 맞는 다이에겐 아픈 이야기가 하나 있다. 병원에 오래 입원한 엄마는 아픈 손가락이다. 그렇다고, 패륜아는 절대 아니고~! 그럼 아빠가 있지 않냐고 묻겠지만, 아빠는 일을 하느라 다이를 돌볼 겨를이 없다. 다이는 주말마다 엄마 아빠와 텐트를 치고 맛있는 걸 먹는 친구들이 부럽다. 다이의 일과는 학교가 끝나면 병원에 가는 것인데 말이다. 이런 애도 눈엣가시가 될 수 있는가보다. 반에서 공부를 잘하는 재경이라는 아이는 다희가 자신보다 받아쓰기를 잘 본 것을 못마땅해 한다. "걔 컨닝한 거 아냐?" 넌지시 던진 엄마의 한마디에 재경이는 꽂혀 버린다. 그래, 나처럼 학원도 안 다니는 애가 공부를 나보다 어떻게 잘 해? 다음 날, 재경이는 다이에게 괜한 심술을 부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이의 엄마가 병원에 있다는 이야기도 퍼지게 된다. 다이는 이 상황이 너무도 답답해 엄마에게 찾아간다. 그날 하루, 다이의 엄마는 외출을 받아 집으로 온다. 정말 오랜만에 말이다.

엄마가 집에 놀러 오고 얼마 되지 않아 상태가 악화된다. 원래 있던 곳에서 더 큰 병원으로 옮기게 되고 다희는 그 소식을 듣게 된다. 엄마가 보고 싶은 다이는 노란 꽃이 핀 화분을 들고 엄마를 보러 간다. 하지만, 그곳은 청주. 인천에 사는 초등학생이 혼자 가기엔 너무도 먼 거리다. 그렇지만, 우리는 힘을 합하면 갈 수 있지! 집 앞에 온 민호, 휴대폰의 지도를 빌려주겠다는 시아 그리고 공부만 하는 재경이까지 모두, 여정에 함께 한다. 아쉽게 병원엔 다이만 가게 됐지만 말이다. 침대에서 인공호흡기를 끼고 자고 있는 엄마. 다이는 엄마가 없는 세상이 무서울 것이라고 말한다. 일전에, 친구 유진이의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친구가 겪은 슬픔은 다이에게도 다가온다. 아빠는 다이에게 '우리는 엄마를 볼 수 없지만, 엄마는 하늘에서 우리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따가웠던 시간은 흐르고 더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방학을 맞이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내가 또 애들 영화를 쉽게 봤다...아이고...가족들 다 있는 집에서 아침부터 눈물 흘릴 뻔...아이는 아이일 때가 가장 이쁜데 어른이 되려고 하면 안타깝고 그렇다. 어떤 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엔 천진한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어 한결 마음이 놓인다. 우리 다이, 재경이, 민호, 시아, 유진이 모두 행복해야해. 그런데 유진이는 왜 어느새부터 안 나오는 거지..아무튼 모두 모두 행복해야해:)

아홉 살에 아픈 엄마가 있다는 설정부터 너무 슬펐는데 주변 친구들 서사도 너무 슬펐다. 때때로는 내 모습이 비치기도 했으므로. 재경이 캐릭터 겉으로는 참 미운 캐릭터인데 왜 이리 마음이 가는지. 여전히 공부는 하지만, 아이들이랑 청주로 떠났을 때 멋있었다! 다이에게 가족의 부재를 알려준 유진이에게도 마음이 갔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이 세상에서 더이상 볼 수 없다면 그만큼 엄청난 공허함이 어딨을까. 어린이들도 사람이라는 걸 새삼 느낀다. 그래, 너희도 인간이지. 사람이지. 사랑이지. 아이들이 즐거운 세상이 얼른 오길 바라본다.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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