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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May 06. 2023

마음대로 안되는 치열한 여름이었지,<남매의 여름밤>

2023년 34번째 영화

제목: 남매의 여름밤(moving on)

감독: 윤단비, 출연: 최정윤(옥주), 양흥주(아빠), 박현영(고모), 박승준(동주)

줄거리방학 동안, 아빠와 함께 할아버지 집에서 지내게 된 남매 옥주와 동주, 그렇게 오래된 2층 양옥집에서의 여름이 시작되고 한동안 못 만났던 고모까지 합세하면서 기억에 남을 온 가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 여름은 시원해 습기가 차는 줄도 몰랐다' 제목에 쓰고 싶었는데 글자 수가 넘쳐 본문으로 옮겨왔다. 

어린이날에 보려고 아껴둔 건데 계획대로 볼 수 있게 되어, 어린이날이 가기 전 끝마칠 수 있어 기뻤다. 

여름방학을 맞아 아빠와 옥주, 동주는 할아버지 댁에서 지내게 된다. 마침, 고모도 오랜만에 할아버지 댁에 내려와 만나게 된다. 새로운 환경에 처한 옥주는 모든 게 낯설기만 하다. 반면에 어린 동주는 이것들이 재밌다. 간만에 보는 할아버지도, 하루 걸러 싸우는 누나와의 시간들도 말이다. 그렇지만 그 싸움이 고통스럽기도 한데, '엄마'이야기가 나올 때이다. 아빠와 이혼한 엄마가 동주는 너무 보고 싶은데, 옥주는 우리를 떠난 엄마가 밉다. 거기다 옥주는 의지하고픈 남자친구도 있다. 아빠가 파는 신발을 가져다 선물을 하며 마음을 표현하지만, 남자친구는 옥주가 먼저 연락을 넣지 않는 이상 연락을 주지 않는단다. (나쁜넘) 얼굴이 못생겨서 그런가 쌍커풀 수술을 슬쩍 고민해본다. 아빠한테 70만원만..~해보지만 통하지 않는다. 돈을 어떻게 마련할까 생각하다 떠올린 방법은 아빠가 파는 신발을 거래하는 것이다. 물건 거래가 호락호락할 리 없지. 거래자의 의심으로 거래는 꼬여버리고, 경찰서까지 가게 된다. 아빠가 가품을 판 것을 알게 된 옥주는 창피하다. 왜냐면, 남자친구에게 선물하기도 했으니까! 다음날, 옥주는 선물한 운동화를 도로 가져온다.

여름방학이 무르익어갈 즈음, 할아버지의 병환이 악화된다. 할아버지는 변을 지리기도 하고, 옥주가 늦게 들어온 날엔 쓰러져 응급실에 가기도 했다. 집안 어른들은 돌보기 어려운 할아버지를 요양원에 보내려 한다. 심지어는 비어버린 집을 팔 생각까지 하고 있다. 옥주는 이런 어른들에게 화가 난다.

자기 전 들은 아빠의 말씀대로라면 할아버지는 금방 퇴원할 상황이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달라져있다. 할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옥주와 동주는 교복을 입고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동주는 엄마가 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기대감에 부풀어있는데, 옥주는 그게 무슨 말이냐며 믿지 않는다. 하지만, 동주의 소원은 이루어진다. 오랜만에 본 엄마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옥주다. 장례식을 모두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가족들. 싱거운 찌개에 저녁을 먹는다. 할아버지가 앉던 자리에 할아버지가 없다. 소리내어 엉엉. 옥주는 운다.  


따뜻하다. 담담하다. 어린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봐주신 게 느껴졌다.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혼란을 겪는구나 다시 한 번 느꼈다. 지나면 아무것도 아닐 것들이지만 지금 나에게 가장 문제였겠지. 옥주야, 너는 반드시 안녕할 거란다. 영화 내내 싱글벙글하던 동주도 오래 꺼내먹을 것이다. 생일잔치에서 장례식장에서 재롱을 떨며 분위기를 풀어주던 너를 기억할게:) 과장이 아니고 이 영화는 동주 덕에 분위기가 많이 풀어졌다. 우리의 귀여운 동주도 잘 지내야 한다! 땀을 죽죽 흘리는 본격적인 여름밤이 오면 다시 볼 영화다. 꼭 다시 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리뷰를 끝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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