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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May 15. 2023

나의 바깥에 갇히다,<사랑의 고고학>

2023년 37번째 영화

제목: 사랑의 고고학(archaeology of love)

감독: 이완민, 출연: 옥자연(영실), 기윤(인식)

줄거리만난 지 8시간 만에 사랑에 빠진 영실과 인식. 인식은 그런 영실을 자유로운 영혼이라 확신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함께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아낸다. 시간이 지날수록 영실에 대한 인식의 집착은 심해지고, 영실은 뒤틀린 관계 속에서도 인식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한다. 하지만 영실의 노력에도 헤어진 두 사람. 8년 동안의 불온했던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 영실은 자신의 사랑에 대해 정면으로 응시할 준비를 시작한다.


파투나서 잊어버리자! 한 영화인데 꿈처럼 기회가 왔다. 자연 배우님 팬인 친구와 동행하게 되어 기쁜 날♥좋은 사람과 좋은 영화를 함께 해 좋은 날이었다. (진짜 오늘 좋은 것 뿐이었어!)

영실은 간간이 학생들의 진로특강을 나가는 고고학자이다. 고고학자로는 밥벌이가 부족해 특강 일까지 하는 것이다. 시간은 흘러 8년 전으로 돌아간다. 그날도 여느 때와 같이 발굴을 하고 있었다. 한 남자가 다가왔다. 좋아보인다고, 이건 발굴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거냐고, 찰칵! 남자는 영실과 땅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출토품을 함께 찍어준다. 그러면서 자신이 음향감독을 한 전시회에 놀러오라고까지 한다. 자신에게 호의를 보인 '인식'이라는 남자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영실에게 문제가 하나 있다면, 같이 사는 이성인 '환인'이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집에 누구를 들이기가 어렵다. 하는 일이 있는 사람이라 집에서 편히 지내기도 어렵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겠다 영실은 환인에게 출가를 요구한다. 이건 잘 되지 않아 영실이 다른 집을 구했다. 인식은 이제 영실의 러시아 유학까지 막는다. 합격을 안하면 모를까 했는데도 자신의 곁에 남아주기를 바란다. 영실은 사이가 나빠질 바에 떠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생각해 한국에 남는다. 인식은 기뻐하며 더더욱 영실에게 집착한다. 정확히는 영실의 과거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처음에 영실은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반성한다. 기억도 나지 않는 일이지만, 인식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말이다. 그럴수록 인식은 영실을 막대한다. 함께 도서관에 가는 날, 영실이 예뻐보이고 싶은 마음에 원피스를 입고 나오자 도서관 가는데 옷 꼴이 그게 뭐냐며, '선물 포장지' 같다 하질 않나, 틈만 나면 사귀지 않는 사람이랑도 잔 적이 있냐고 물어본다. 인식의 집착에 지친 영실은 이 관계를 정리하려 한다. 하지만, 인식은 놓을 틈을 주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대도 말이다. 영실은 연구실 모임에 나갔다 인식의 결혼 소식을 듣고(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단 소식은 알고 있었다.)쿵 하고 심장을 맞는다. 이제 영실은 인식을 놓아주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려 한다. 요가도 나가 시체 자세를 해보고, 화분을 사 집들이에도 가보고, 전처럼 고고학에 열중하기도 해본다. 그러다, 좋아하는 남자가 생긴다. 그렇지만 전처럼 잘 보이려 애쓰지 않는다. 나는 구질구질하지 않으니까.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고 오며, 영실은 마침내 문을 닫고 자신의 집으로 들어간다.


<사랑의 고고학>이라는 제목을 갖기 전의 제목은 <가스라이팅>이었다고 한다. 딱 들어맞는 제목이다. 인식은 참...첫 등장부터 연인의 메일을 들여다보질 않나 까만 세상에서 날 구원해줘 영실아 따위 같은 메세지를 썼다 지웠지 않나..역시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으나 더 더러운 놈이었다..^^ 때문에 지루하지 않았다. 누군가는 영실을 답답해했다고 한다. 나는 보통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답답하다기 보다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단 내가 그런 적이 있어 사람에게 잡혀본 적이 있기 때문에..생각보다 사람이라는 가시덩굴에서 나오기가 힘들거든..그러나 영실은 마침내 밖으로 나가는 것을 그만두고 내부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자신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들린다. 맞다. 영실은 이제 자신만의 삶을 개척해나갈 것이다. 긴 러닝타임때문에 걱정했는데, 마음에 삼삼히 맺힐 영화다. 영화를 같이 보러가자고 해준 친구(a.k.a 사랑)에게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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