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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Jun 29. 2023

누구나 아는, 나는 처음인<메이의 새빨간 비밀>

2023년 45번째 영화

제목: 메이의 새빨간 비밀(turning red)

감독: 도미 시, 출연: 메이린 리(로잘리 치앙, 안소명), 밍 리/어린 밍(산드라 오, 전숙경)

줄거리: 디즈니와 픽사의 새로운 애니메이션 영화 <메이의 새빨간 비밀>은 흥분하면 거대한 너구리 판다로 변하는 13살 소녀 ‘메이’의 이야기.


극장 개봉인 줄 알고 기다렸으나 ott로 직행해버려 날릴 뻔한 영화. 뻔했으니 다행이지, 정말 날렸으면 어쨌을까. 이래뵈도 디즈니와 픽사 협업 작품인데 말이다. 보고 판단하자!

메이는 공부도 잘하고, 학교 친구들과도 문제없이 지내고, 엄마 말도 잘 듣는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오면 사원을 보러온 사람들을 안내하며 엄마를 돕는다. 이런 메이에게 탈출구라 하면 글로리 마트의 잘생긴 아르바이트생과 좋아하는 아이돌인 4 town을 보는 것이다. 티는 낼 수 없다. 한 번 4 town의 콘서트 광고를 봤을 적에 엄마가 싫은 티를 고래고래 내셨기 때문이다. 그날 저녁, 메이는 끙끙 앓으며 악몽을 꾼다. 다음날 아침, 메이의 몸뚱아리가 엄청나게 커져있고...거울을 보니 래서판다가 된 게 틀림없다. 당황한 메이는 화장실에 꽁꽁 숨어버린다. 결국엔 들켜, 대대로 내려오는 엄마 쪽 이야기를 듣게 된다. 래서판다가 되는 것이 전통이란다! 어린 나이에 나타났으니 빨리 가둬버려야 하고, 가두기 위한 의식이 필요하다 한다. 메이가 학교에 나오지 않자 소식이 궁금했던 친구들은 집으로 찾아오고, 래서판다로 변한 메이를 보게 된다. 친구들은 놀란 기색 하나 없이 메이를 반긴다.(아주아주 귀여워해요~) 그게 문제가 아니다. 메이의 집 가까운 곳에서 4 town의 콘서트가 열린다는 소식을 가져온 친구들. 표가 비싸 돈을 모아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 생각해낸 방법은 '래서판다'이다. 래서판다로 영상을 찍고, 래서판다 굿즈를 팔아 표값을 모아 보자는 계획이다.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된다.

래서판다가 어떻게 통했냐고? 어떠한 사건으로 타일러라는 남자 아이가 메이를 놀리기 시작했는데 래서판다의 존재를 들키는 날도 그랬다. 타일러는 그날의 일을 들먹거리며 메이를 놀렸고 참다참다 래서판다를 왕! 드러내버렸다.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메이가 화장실로 숨어들지만 래서판다를 오히려 귀여워하는 반 아이들 후후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확신을 가지고 진행할 수 있었다. 나중에 타일러는 메이와 묘령의 계약(?)을 통해 생일파티에도 초대한다. 그렇게 표값을 다 마련한 메이와 친구들. 그러나 다른 문제가 터진다. 메이의 엄마가 콘서트에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가기 위해 어떤 수고로운 짓을 했는 지도 말이다. 맞았다고 생각한 콘서트 날짜는 다른 날이었고 가기로 한 날엔 '털린도'라는 지역에서 열렸다. 거기다 그날은 의식을 행하는 날이라니! 고민하던 메이는 콘서트에 가기로 한다. 딸에게 실망한 엄마는 봉인해두었던 래서판다를 불러내 콘서트장으로 향한다. 순식간에 콘서트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사람들은 도망친다. 그때 엄마를 따라온 가족들이 엄마의 래서판다를 봉인하기 위해 준비한다. 당연히, 우리의 메이도 돕고! 엄마와 코를 부딪힌 순간, 메이는 엄마의 숲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엉엉 울고 있는 엄마. 엄마에게 못 되게 대했다며 서럽게 울고 있다. 메이는 엄마의 손을 잡고 숲의 끝으로 향한다. 엄마의 래서판다를 꽁꽁 가둔다. 

메이는 조금 달라진 삶을 살고 있다. 전보다 떳떳하게 아이돌을 좋아한다. 싫어하는 일에 '하기 싫다!'고 말할 수도 있다. 엄마는 다마고치를 키우고, 할머니는 4 town의 팬이 되었다. 자신의 숨기고 싶은 부분까지 받아들이게 된 메이가 묻는다. 당신은 당신의 그런 부분까지 사랑하냐고.


다 보고 난 나...안 봤음 어쩔 뻔했냐 몇 번이고 시전중....다른 색도 아니고 '새빨간' 이라는 워딩으로 느낌을 준 이유도, 다른 동물도 아니고 래서판다를 쓴 이유도 알겠다. <에에올>도 생각나 미칠 뻔한 영화. 딸과 엄마가 성장하는 스토리는 항상 날 울린다. 엄마도 누군가의 딸이라서 그럴까. 때때로는 엄마가 미워지는데 금세 이해하고 넘어가고픈 마음도 여기서 비롯되는 걸까. 아무튼 코리안 아이돌 팬 걸인 나는 공감할 거리들이 넘쳐났다. 아이돌을 놓을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다는 것을 알게된 엄마는 나와 음방을 같이 봐주고 방탄소년단 소식이 뜰 때면 먼저 말 걸어오신다. 그래, 우린 가까워질 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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