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0번째 영화
감독: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출연: 타카츠키 사라(안나), 아리무라 카스미(마니)
줄거리: 마니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안나는 마니의 초대로 저택의 파티에 참가하지만 신기하게도 다음날 낮에 찾아간 저택은 아무도 살지 않은 폐가로 변해있는 등 알 수 없는 일들이 자꾸 일어나는데…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마니는 사라지고 낡은 저택에 새롭게 이사온 소녀 사야카와 안나는 우연히 마니의 일기장을 발견한다. 그리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그 안의 이야기에 놀라게 되는데... 과연 낡은 저택에 얽힌 비밀은 무엇이며, 신비한 소녀 ‘마니’의 정체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마지막 작품,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의 리뷰에서 발견한 영화다. 지브리 작품 여러 개가 합쳐져 있는 모양새라는데 그 중 하나가 이 영화였다. 제목을 들어본 적이 그리 많지 않은 영화라 보고 싶었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안나는 학교에서 늘 그림을 그리고 있다. 혼자서 말이다. 마니의 몸이 약한 탓이기도 했다. 여름방학을 맞은 안나는 요양 겸 하여 사사키 아주머니의 친척에게로 보내진다. 바닷가 마을의 좋은 공기라면 천식이 괜찮아질 것만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하루는 마니가 집으로부터 멀리 나갔다 바다 바로 옆에 지어진 저택을 발견한다. 저 곳에는 누가 살지? 불이 켜졌다 꺼졌다 하는 저택에 호기심이 생긴다. 그러던 중, 그 저택에서 금발머리 소녀가 왈칵 나온다. 잠깐동안 벌어졌던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 꿈이겠거니 생각하는 안나.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그것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바다 바로 옆 저택이 있었고 그 저택에서 금발머리 소녀가 사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아주머니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믿는 안나와 가족은 있지만 자주 보지 못하는 금발머리 소녀 마니는 금세 친해진다. 마니의 초대로 저택에서 열리는 파티까지 들어가게 된 안나! 마니 할머니의 솔을 썼기에 금방 들통나지만 둘은 빠르게 저택을 벗어나 앞마당에서 춤을 춘다.
즐겁게 논 다음 날, 어제까지 휘황찬란하던 저택은 폐가가 되어있고 마니도 없다. 말도 없이 떠난 마니가 미운 안나. 비를 맞는 안나 앞에 어느새 마니가 나타나고 둘은 마니의 상처가 있는 탑으로 함께 간다. 가는 길에 새로 사귄 친구 사야카와 얘기를 하는 사이, 마니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서둘러 탑으로 간 안나는 쪼그려 울고 있는 마니를 발견한다. 마니는 그런 안나를 향해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한다. 이상한 하루가 지나가고, 마니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다 바다 옆에서 그림을 그리는 히사코 아주머니와 만난다. 히사코 아주머니는 마니가 사는 저택을 그리고 있었는데, 안나는 그 집을 어떻게 아냐며 물었다. 슬픈 이야기지만 시작해보겠다고 하는 히사코. 자신에게 소중한 친구가 있었는데, 딸의 결혼 문제로 모녀는 연을 끊게 됐다. 얼마 안 가 딸네 부부는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손주라도 잘 키워보려 손주를 데리고 온다. 하지만 딸의 죽음에 충격이 쉽게 가시지 않았는지 병이 들어 손주를 키운 지 얼마 안 돼 세상을 떠나고 만다.
그 이야기를 듣고 집으로 돌아가니 사사키 아주머니가 안나를 데리러 와 있었다. 그동안 쌓였던 오해를 풀며 안나를 꼬옥 안아주는 아주머니. 아주머니는 옛 생각을 하다 우연히 예전 앨범을 보게 됐다며 사진 하나를 내민다. 안나가 사사키 아주머니에게 맡겨졌을 때 함께 가져온 사진인데 어..? 이 저택은...? 뒷면을 보니 '마니'라는 이름이 적혀있다. 그렇다. 마니는 안나의 할머니이자 히사코 아주머니의 친구였다. 안나는 마니의 저택에 자신이 한 때 살았었음을 알게 된다.(기시감 해결!)
초반에는 동성애 코드인가 싶었는데 이런 사연이...! 마니가 안나의 할머니였다니.(너무나 큰 반전인데 따땃해) 할머니와 안나는 비슷한 결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 외로운 존재 둘이 만난 것은 어쩜 운명일지도 모른다고 끝없이 말하고 있었다. 둘은 가까워질 수밖에 없구나 싶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을 닫고 지내던 안나가 마니를 만나며 많이 변화하고 성장했음을 볼 수 있었다.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의심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마음처럼 나가지 못한 말에 사과를 할 줄도 아는, 그런 사람이 되었다. 성장물의 향기 너무 좋아. 늘 등장하는 여름방학 요양도 좋아~그나저나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어떤 작품인 거죠. 언제 한국에 오시는 거죠.(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