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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Jul 29. 2023

데려오는 겁니다, 아무 일 없이.<D.P.2>

2023년 4번째 드라마


제목: D.P.2(디피2)

감독: 한준희, 출연: 정해인(안준호), 구교환(한호열), 김성균(박범구), 손석구(임지섭)

줄거리: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와 호열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히며 벌어지는 이야기.


1을 볼 적만 해도 '내가 모르는 미지의 공간에 공감이나 할 수 있겠어?' 싶었는데 공감이 되다 못해 가혹행위하는 놈들 거기에 나몰라라 하는 놈들 발차기로 날려버리고 싶었다. 작년 백상에서 작품상까지 받은 드라마니 말 다 했지 뭐. 아무튼 시즌 1 마지막화를 보고 햐 이건 무조건 2다 했는데 어제 나왔다 음하하

1-3화를 개봉 전 시사회로 보고 입이 근질근질했는데 속 편히 얘기할 수 있는 시점이 다가왔다. 루리씨...루리씨의 행동이 정당하다고는 말 못하지만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한다.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면 피폐해지거든. 미치거든. 국가는 피해자의 편에 서지 않는다.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총기난사'라는 단어로 공포감을 조성하고 피해자를 단숨에 가해자로 만들어 버리는 걸. 위에 말했듯 총기난사는 정당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비극이 일어나기 전에 제대로 막을 수 있는 시간이 있지 않았던가. 덮으려고만 애를 쓰는 사람들이 미워졌다. 3화에선 드랙퀸 이야기가 나온다. '드랙퀸'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알고 있었으나 명칭은 작년 <모어>라는 영화를 통해 알게 됐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수록 '여자는 이래야 해. 혹은 남자는 이래야 해' 하는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는 생각만이 든다. 다시 말해, '젠더'를 부숴야 한다. 다 같은 사람인데 '성별에 맞지 않는'행동을 한다고 핍박받고 고통 받으면 안되니까. (성별에 맞는 행동이 어딨냐며 성을 있는대로 내고 싶다 그게 뭔데요) 4화에선 임지섭 대위와 친한 나중석 하사가 사망한 일이 사건으로 등장한다. 주인공이랑 친한 인물이니 착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알고보니 개쓰레기라는 반전을 줘 인과응보 엔딩을 냈다. 최현욱 트라우마 연기 미쳤다. 너 미필이잖아...^^(구교환은 공익이지..^^) 5-6화는 이제 군 내 사건들을 덮으려고 하는 사람들과 바로 잡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가장 현실적이었던 장면은 모든 일이 다 끝나고 집에 돌아가던 중 황장수를 마주한 준호 장면이었다. 황장수는 1에서 준호를 비롯한 군인들에게 가혹행위를 일삼던 인물. 제대하고 복학해 여자친구도 사귀며 아무렇지 않게 지내는 장수. 화가 나지만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잘 지내지 못하는 건 피해자 뿐이다. 그럼에도 준호가 남은 364일을 버틸 수 있는 건 그를 찾아온 석봉이 덕분이겠지. 우리 봉디쌤~! 무사히 찾아와줘서 고마워요...♡


드라마로 보면 재밌지만 현실이었다면 어떤 말을 해야할 지도 모르겠다. 나는 준호 같이 나서지도 못했을 거고 호열이 같이 호탕하게 웃으며 쉽게 생각하지도 못했을 거다. 범구씨의 대사가 귓속에서 돈다. '나 같아도 이런 곳에 우리 애 못 맡겼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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